부채 햇살속으로
김 익 택
하늘의 말씀인가
태양의 말씀인가
올바르게 잘 살라는 축복인가
잘못을 묻는 경고인가
벚꽃 나무 사이사이로
소리없이 비추는 햇살이
감동적인 가운데 양심을 묻는다
어찌되었던 나는
그 빛에 감격해
부채 햇살속으로 들어갔다
죄가 있으면 치유를
축복이 있으면 감화를
고운마음 고마운 맘으로 가지며
두 팔을 벌려 그 빛을
온몸으로 가슴으로 받아드렸다
지는 꽃의 뒷모습에 붙여
김 익 택
봄을 너무 즐기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나 보다
돌아보니 하나같이 떨어진 꽃잎이
쓰레기 마냥 어수선하다
사랑을 심어주었던 삶의 뒷모습들이
거두어 주지 못하고
보듬어 주지 못한 미안함이 씁쓸하다
꽃이지는 것은 마지막 아니라
다음 삶들의 밑 거름이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전하지 못한 고마움과 아쉬움은
양심으로 남겨두고 싶다
한국의 봄은
김 익 택
참았던 숨 트고 우는 첫 생명같이
빛이 꽃을 피우고 퍼뜨리는 향기에
대한민국의 봄은 온통 꽃밭이다
누구나 격어야 하는 희로애락은
삶의 단면 아니라 삶의 근본인 사랑
사랑이 모든 삶들에게 완벽하지 않지만
적어도 좋은 패자가 될 수 있어야
아름다운 승자가 될 수 있음을 포용해
한국의 봄은 한국의 인성을 사랑하고
한국인은 그것을 아낌없이 받아들였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