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에게 위로하고 돌아오는 날

 

김 익 택

 

 

어제는 추위에 힘겹게 꽃 몽우리를 맺고 있는

마음의 응원을 보냈습니다

꽃 피우면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아도

피기 전 위로 하는 그리 많지 않은가 봅니다

꽃 가지가 웃는듯 고개를 갸웃거리고

햇살이 비추고 있었지요

난 한참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아직 추위는 여전했습니다

땅 위에 서 있는 삶들이 기다리는 비는

오지 않는데

대지는 말라붙었고 바람은 건조했습니다

눈으로 마음으로 고맙다는 보낸 뒤

돌아서는 머리위로 벚나무가 나를 보라는 듯

우우 시위를 했습니다

 

그녀와 걷던 그 길

 

김 익 택

 

 

그녀와 걷던 그 길은

바람으로도 찾을 수 없는

기억 속에 숨겨둔 길

세월이 면죄부를 주었던가

나 혼자 이 길을 걷고 있다

긴 머리 휘날리고 있었던가

분홍 스카프가 노을에 물들었던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없다

쌀쌀한 날씨인데도

꼭 쥔 손엔 땀이 배고

떨려서 헛기침만 했다

매번 봐도 설레고

매번 만나도 할말은 잊었다

때때로 훔쳐본 그녀는

노을 속으로 걸어가는

영화속의 주인공같이 아름다웠다

사랑이 죄 아닌데

눈물도 모자라 애가 탔다

세상을 짊어지고 갈 만큼

건장한 군인 이어도

그녀 이름 세 글자를 불러 놓고

우물쭈물하는 초라한 청년이었다

편안하게 말해 그녀의 배려에도

아니야 아무것도 그 말을 해놓고

빈 하늘에 날아가는

기러기 한 쌍을 바라보며

제들은 한 쌍인가 봐

그러네 집으로 가나보다

그녀의 그 말 뒤 따라붙는 수많은 말을

머리속은 복잡했다

사랑은 사랑 아니라 그리움이구나

그녀를 곁에 두고 날아가는 기러기 편에

마음을 보냈다

스스로 생각해도 바보 같았지

추억이 그리워서 이 길을 걷는다

맞은 편에서

그 옛날 네 모습 같은

연인이 걸어오는 모습을 보며

사랑도 우정처럼

 

김 익 택

 

돌아보지 마 그러는 것이 좋겠어

헤어지면서 슬프게 보이고 싶지 않아

그 기분 너도 알잖아

쿨하게 헤어졌으니까

미안 해 하지 마 나도 그럴꺼야

당분간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

그래야 이 다음에 우연히 만나더라도

웃을 수 있을 것 같애

사랑도 우정처럼

쉽지 않겠지만 노력할 거야

잠시 내인생에

회오리바람이 불었고 천둥이 쳤다고 생각해

거짓을 포장하며 살 수 없잖아

그래서 기분이 개똥같아도 참는 거야

헤어지는 거

삶의 꼬리표가 아니라

착각이었고 추억이라고 생각해

돌아보지 마

내가 먼저 갈 거야

 

오늘 하루도 너 생각에

 

김 익 택

 

 

오늘도 그 카페 그 자리에는

다른 커플이 앉아 있다

예쁘게 보이고 다정하게 보인다

미소가 아름다운 여자

눈매가 서글서글한 남자

아름다운데 가슴이 아파 거리를 나왔어

내 눈에 보이는 풍경

아름다우면 아름다운대로

내가 외로워

대낮부터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어

술잔 따르는 소리

참새가 뛰어다니고

테이블에 떨어진 소주방울이

흐려지는 눈물 같았어

소주가 정신을 위로할 만큼

연거푸 마셨어

거리는 울어도 안 보일 만큼 어두웠어

혜리 낮 익은 이름 뒤에

지난날들이 영상이 되어 흘러갔어

차 없는 거리를 나와

눈에 익은 길 모퉁이

만나면 반가워서

잡았던 손에 땀이 베고

헤어지면 아쉬워서

꼭 껴안았던 가슴이 떨렸던 곳

많은 날 곳 만나고 헤어졌던 곳

너는 없고 나만 홀로 서 있어

혜리야 보고 있니

너의 이름을 불러 놓고

까만 하늘은 바라 보았어

지난 날을 모두 알고 있는

가로등이 말없이 비추고 있었어

오늘은 왠지 기분이 꿀꿀해

김 익 택

 

 

 

오늘은 왠지 기분이 꿀꿀해

바다도 보고싶고 들꽃도 보고 싶어

거기로 나 데려다 주지 않을래

사랑한다 좋아한다 말도 필요 없어

그 곳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

파란 하늘엔 흰 구름이 떠다니고

시원한 바람이 불면 더 좋겠어

그곳에서 사랑고백 보다 아름다운

가슴이 아는 삶의 얘기를

그대가 연주하는 기타소리에

네 시원한 노래를 듣고 싶어

그래서 오늘 아니면 다시없는

추억을 만들고 싶어

지금 내 마음이 그래

거기로 나를 데려다 주지 않을래

 

 

 

텔레파시

 

김 익 택

 

내 마음에 숨겨 둔 비밀

당신에게 열어 두께요

바람도 알 수 없는 비밀문을

그런데 먼저 일을 치루고 말았어요

그대 혹시

지난 밤은 달콤하지 않았나요

내가 그대와

키스를 하고 사랑을 나누었지요

사실은 생각만 했는데

어설프게 그 일을 저지르고 말았어요

밑도 끝도없이

아무튼 달콤했어요 창피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맘 텔레파시가

그대에게 전달되기를 바랬어요

그대는 그런 적 없었나요

있었다면 그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어요

꿈이니까 죄는 안되겠지요

내일 만나면 얼굴을 외면할지도 모르겠네요

미안해서

나만의 비밀 아니 되길 바랄 뿐이죠

사랑해요

 

 

당신 괴롭고 아플 때

 

김 익 택

 

당신이 괴롭고 아플 때

하늘을 보세요 그리고 생각해보세요

내가 나를 위로하며 살았는지

내가 나를 소홀하지 않았는지

주위를 생각해 보세요

나만 불행한 것인지

불행과 행복은 사람을 가리지 않습니다

언제나 가까이 있지요

당신 지금 불행하다면 그것은

삶의 일부분 시험이 시작된 것입니다

피 할 수 없지요

행복도 불행도 순서가 없으니까요

지혜롭게 수용하고 포용하는 것이

삶이고 인생입니다

불행을 모르면 행복을 모릅니다

아픔과 즐거움도 삶도

똑 같은 가르침이며 교훈입니다

그러니 내가 나를 원망하지 마세요

실수는 반면교사입니다

마음의 평화는 스스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나를 사랑하고 믿으세요

그것이 삶의 조건이며 행복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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