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포천 늪


김 익 택


 

 

 

그 옛날

어느분의 우물이기에

15천년 지난 지금까지

굳게 입을 다물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15천년 지나는 동안

마르지 않는 너의 깊은 심성에서

살고 죽고 죽고 사는

생물 얼마나 많았을까요

 

부처의 향기도 몰랐을 세월을

너는 말이 없고

시끄러운 새때들 소리로 알아들을 길 없습니다

 

그래요

역사는 말 없는 교훈이지요

하고픈 말이 있어도 시끄러워서 입을 다문 거지요

스스로 비밀을 개워내어

가슴 밭에 푸르게 자라는 생물을

이유 없이 죽일 이유 없는 거지요 

 

자연은 자연 그대로

삶의 섭리 아니고는

풀지 못하게

말하지 못하고

알아듣지 못하게

물로 채워버린 것인지도 모르지요

 

너의 가슴 깊은 곳에

공룡의 뼈가 묻혀 있고

태초의 인간의 화석이 묻혀있고

삶의 온갖 비밀이 묻혀 있을지라도

그대로 두기를 소리 없는

저 물은 바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너는

사계절 살아 숨 쉬는

생태박물관

우물을 다 퍼내지 않는 한

사라지는 않는 역사

15천년을 살고 있는

어느 종 물밑에서

바람처럼 숨을 쉬고 있을지도 모를 테지요

 

그래서 일까요

너는 더욱 말이 없고

말을 하여도 알아 듣지 못하는

바람을 빌려 새소리로 말 하는지도 모르지요

 

그 이유

너의 역사 위에 역사가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대대로

사람과 동물과 식물들이 아울러서 먹고 살아라 라고·····

15천년 흘러도 마르지 않는 우물을 만들어 놓은 것인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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