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에 취하다




김 익 택






멀리 보이는 

바닷가 그 언덕은


내가

그림에서 보았거나

꿈에서 보았거나

아니면

외로움처럼 

그리움처럼 

동경했던 풍경이었거나


해가 뜨지 않는 방향인데도

작은 소나무를 붉게 물들이며 

해가 뜰지도 모른다는 

미련의 끈을 놓지 못하는 것을 보면


그렇지 않고서 야

선상에서 하룻밤을 묵는 동안

남들은 거들떠 보지 않는

그곳을  

내내 보지 않았겠지  


아니면

내가 모르는 

먼 먼 옛날

망루대 같은 그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오지 않는 그 누구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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