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석빙고 앞에서
김 익 택
큰 바위를
쪼개고 다듬어서
밧줄과 도르래로
끌어당기고 밀며
하나하나 쌓아 올렸을
석빙고
헐벗고 굶주린
그 시대
저 돌 다듬느라
얼마나 고생했으며
저 돌 옮기며 쌓는 동안
팔다리에 다친 상처
삶에 지장 얼마나 많았을까
낙동강에서 여기까지
시오리 넘는 길
손발이 얼어 터지는
강 추위에
얼음을 옮기느라
꽁꽁 얼은 몸 얼마나 아팠을까
살인적인 무더위
한 여름
그들은 얼음 한 조각
맛이나 보았을까
지붕을 받들고 있는
울퉁불퉁한 긴
네모 돌을
보고 있으면
그 시대 양민들의
갖은 고생 흔적같이 보여서
가슴이 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