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천 호반 1
김익택
구름이 쉬다 가고
바람이 놀다 가는
작천호반의 옥수는
흐르면 가야금이 되고
여울에선 장고가 되는데
그 옛날 시를 읊던
도반들은 어디로 갔으며
그 옛날 춤을 추던
한량들은 어디로 갔는가
청춘들이 놀다 가고
농부들이 쉬다 가는
작천호반의 맑은 물은
흐르면 아리랑이 되고
여울지면 한숨이 되는데
그 옛날 바위에 새긴
의인들은 어디서 무얼하며
그 옛날 무논을 갈던
농부들은 어디서 무엇할까


작천호반 2
김익택
몇 천년을 지나도
그 술잔의 고인 술은
썩지 않는다
낮에는 해와 구름이
잔을 채우고
밤에는 달과 별이
잔을 비우는
그 술잔의 주인은
신선 아니라
바람이고 구름이다
억겁세월 흘러도
호박소의 맑은 물은
줄지 않는다
낮에는 농군들이
배를 채우고
밤에는 시선들이
잔을 기울이는
그 호박소의 주인은
사람 아니라
시간이고 계절이다



작천정과 정몽주
김익택
영어는 알아도 한자를 모르는
디지털시대에도
그의 올곧은 정의는
비바람이 불어도
변함없는 이 땅 정치인의 모럴
작천호반 맑은 물같이
앞으로도 몇 천년 한국인의
정신 이정표가 되겠지요
때와 장소 가리지 않는
그의 한편의 시
단심가는
물속을 노니는 잉어가 되고
창공을 날아다니는 학이 되겠지요
삶은 청빈해도 뇌와 가슴은
지식과 지혜의 창고가 되어
그 어떤 불의에도
하늘의 뜻을 행동해야 한다는
삶의 가르침은
시대에 소금이 되겠지요


작천정 벚꽃 비
김익택
벚꽃비가 내리는
작천정 꽃 길은
떠남도 만남이고
만남도 떠남인가
바람에 흩날리는 꽃 비가
천년을 그리워해도
만날 수 없는
어느 인연 닿지 않는
사랑의 전설같이
붙잡으려고 해도
이리저리 요리조리
잡힐 듯 잡히지 않고
막무가내 떨어지고 있다



만우절 도 저 벚꽃처럼
김익택
먹고 살기 힘들어서
너도 나도
경직된 마음에 미소하나
나누고 되찾기 위해
만든 만우절
들어서 기분 좋고
들어서 약이 되는
참 말보다 좋은
아름다운 거짓말
벚꽃처럼
가슴이 환했으면 좋겠습니다
해서 안될
상처가 되고 아픔이 되는
악랄한 거짓말 말고
듣는 사람 가슴 가슴에
미소가 번지는
꽃이 되고 향기 되는
사월에 저 벚꽃처럼



벚꽃 비
김익택
필 때는 찬바람 불어도 야무지게 피더니
질 때는 입김 없어도 화르르 떨어집니다


벚꽃 환영인사
김익택
너만큼 사랑받는 봄 꽃이 있었던가
너만큼 공평한 봄 선물이 있었던가
눈으로 향기로 마음대로 가져가라고
꽃송이들을 온 세상에 펼쳐 놓았다
지금 대한민국은
겨울 끝 봄 시작 고생 끝 희망 시작을
마치 천명이라도 하듯 벚꽃 세상이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팝콘을 튀기듯 앞다투어 피는 벚꽃이
아이 가슴에는 희망을
어른 가슴에는 동심을 심고 사랑을 심고 있다



벚꽃의 공유
김익택
지식이 있어야 삶을 가르치는 것인가
교양이 있어야 질서를 유지하는 것인가
되 묻기라도 하 듯
평생 도로 가장지리에서
소음에 노출되고 매연을 마시고도
죽지 않는 한
희생하는 벚 꽃들이
세상의 삶들에게 남김없이 활짝 피어
내 가진 것 모든 것 다 줄테니
공유하자고 두 팔려 맞이하고 있다



벚꽃의 의로운 격려
김익택
자축인가 위로인가
저도 지난 겨울
몸서리치도록 아프고 괴로웠을텐데
아무런 원망없이
온 가지마다 꽃을 피워 활짝 피워
아무리 베풀어도 모자람 없는
희망을 나누어 주니
참으로 기특하고 의롭지 않는가
희생인가 격려인가
나는 너에게 준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꽃으로 살고 꽃으로 죽는 삶인 양
메마른 가지마다 아름다움으로 화신하여
어려웠던 삶들 가슴에
아무리 즐겨도 배부르지 않는 기쁨을 주니
참으로 예쁘고 고맙지 아니한가



벚꽃의 특명 1
김익택
태양의 부름 받은 바람이
벚나무에게 생명을 불어넣었다
사랑은 지위고하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아낌없이 주는 것이라고
소리없이
빛으로 전하고 향기로 전하고 있다
하늘의 부름을 비가
벚나무에게 사랑을 불어넣었다
양식은 동물과 식물을 가리지 않고
대가없이 주는 것이라고
음으로 양으로
건강이 되고 정신이 되고 있다



벚꽃의 특명 2
김익택
태양이 벚나무에게
특명을 내렸다
내가 가진 빛과 향기로
그대 찾아오는
모든 삶들에게
피어서 지는 10일동안
위로를 하라
격려를 해라
희망을 주어라
사랑을 주어라
평생 생각해도
아름답고 모자람 없는



벚 꽃잎의 이별
김익택
벌처럼 침으로 꽂아도 아플텐데
직박구리가 뾰족한 부리로 마구
벚꽃을 파헤치고 있다
직박구리가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나
벚꽃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나그네 의심 뒤
돌아서는 발길 앞에
흩날리는 벚꽃 잎이
눈처럼 휘날린다
그래도 벌들은
마지막 한점 꿀을 따기 위해
끝없이 모여들었다



벚꽃이 삶을 위로하는 아침
김익택
이것도 아니고 그것도 아닌데요
살면서 듣기 불편한 부정의 말
내가 모르는 상처 너에게 얼마나 주었을까
슬프다고 괴롭다고 내 눈물만 닦을 줄 알았지
내가 너에게 닦아준 눈물 얼마나 있었을까
이 아침 베란다에 서서 만개한 벚꽃에게
아름답다 말을 하는 나를 보고
제 얼굴에 맺힌 빗방울이
기쁨의 눈물인지 슬픔의 눈물인지 의미를 묻는다
이 봄 한방울의 비는
슬픔의 눈물 기쁨의 눈물도 땅에 떨어지고 나면
대지에 삶들에겐 생명 수일뿐 구별이 없다
환하게 웃고 있는 내 얼굴 보라 한다
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를
이 아침 봄비에 흠뻑 젖은 벚꽃은
정말로 직박구리가 꽃잎을 마구 쪼아도 웃고
벌들이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어도 벚꽃은 웃고 있다




벚꽃의 삶의 치유
김익택
봄이 그렇게 만들었는 지
꽃이 그렇게 만들었는 지
모르지만
벚꽃 아래로 걸어가는 사람들은
생김새가 다르고 언어가 달라도
미소뿐이다
여울목같이 좁은 꽃 길엔
예의와 배려 존중으로
많은 사람들이 물 흐르듯 지나갔다
모르긴 해도
천국의 모습이 이런 풍경 아닐까
오랜만에
내 뇌리와 마음이 치료가 되었다




벚꽃의 특명 2
김익택
태양이 벚나무에게
특명을 내렸다
내가 가진 빛과 향기로
그대 찾아오는
모든 삶들에게
피어서 지는 10일동안
위로를 하라
격려를 해라
희망을 주어라
사랑을 주어라
평생 생각해도
아름답고 모자람 없는



벚 꽃잎의 이별
김익택
벌처럼 침으로 꽂아도 아플텐데
직박구리가 뾰족한 부리로 마구
벚꽃을 파헤치고 있다
직박구리가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나
벚꽃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나그네 의심 뒤
돌아서는 발길 앞에
흩날리는 벚꽃 잎이
눈처럼 휘날린다
그래도 벌들은
마지막 한점 꿀을 따기 위해
끝없이 모여들었다



벚꽃이 삶을 위로하는 아침
김익택
이것도 아니고 그것도 아닌데요
살면서 듣기 불편한 부정의 말
내가 모르는 상처 너에게 얼마나 주었을까
슬프다고 괴롭다고 내 눈물만 닦을 줄 알았지
내가 너에게 닦아준 눈물 얼마나 있었을까
이 아침 베란다에 서서 만개한 벚꽃에게
아름답다 말을 하는 나를 보고
제 얼굴에 맺힌 빗방울이
기쁨의 눈물인지 슬픔의 눈물인지 의미를 묻는다
이 봄 한방울의 비는
슬픔의 눈물 기쁨의 눈물도 땅에 떨어지고 나면
대지에 삶들에겐 생명 수일뿐 구별이 없다
환하게 웃고 있는 내 얼굴 보라 한다
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를
이 아침 봄비에 흠뻑 젖은 벚꽃은
정말로 직박구리가 꽃잎을 마구 쪼아도 웃고
벌들이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어도 벚꽃은 웃고 있다




벚꽃의 삶의 치유
김익택
봄이 그렇게 만들었는 지
꽃이 그렇게 만들었는 지
모르지만
벚꽃 아래로 걸어가는 사람들은
생김새가 다르고 언어가 달라도
미소뿐이다
여울목같이 좁은 꽃 길엔
예의와 배려 존중으로
많은 사람들이 물 흐르듯 지나갔다
모르긴 해도
천국의 모습이 이런 풍경 아닐까
오랜만에
내 뇌리와 마음이 치료가 되었다



저 벚꽃이 피고 질 때
김익택
저 벚꽃
일제히 한꺼번에 피는 것도 화려하지만
순식간에 화르르 지는 것도 환상적이다
우리의 삶도 축하와 축복속의 탄생처럼
죽음도 그와 같이 슬픔가운데 아름다웠으면
저 벚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보고 있는 나
문득 아름다움이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음을 생각해 본다



꽃바람
김익택
구름위로 걸어가는 바람은
소용돌이는 있어도
실체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내가 슬플 때 흘리는 눈물을 말리는 것도
내가 즐거울 때 웃는 눈물을 말리는 것도
바람은 슬퍼하지 않고 반가워하지 않습니다
내 가슴의 우울과 반가움의 치유는 시간 지나야
되돌아오는
안정은 가슴만 아는 가객입니다



벚꽃 네 마음을 모르겠다
김익택
작은 바람에도
살랑살랑
고개를 흔드는 너
웃는건지 우는건지
좋은 건
안 알려도 잘 알고
싫은 건
감추어 잘 아는 세상인데
싫어도 도리도리
좋아도 도리도리
네 마음을 모르겠다
아낌없이 베푸는
꽃에 취하고 향기에 취한
벌 마냥
오늘은 도통
내가 내 마음을 모르겠다




벚꽃 피는 봄이 오면
김익택
벚꽃 피는 봄이 오면
내가
누구에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벚나무를 심은 사람
꽃을 피운 벚나무
그리고 토양과 하늘
어느 하나가 모자라면
피울 수 없는 조건인데
눈과 코
입과 귀를 가진 나
고마움을
누구에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 아닌 사람들도
이 기쁨을 누렸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밖에




벚꽃 피는 날 비를 바라보며
김익택
벚꽃이 피는 동안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
기다리는 꿀벌에게
보여주지도 못하고
꽃잎이 떨어지고 나면
꿀벌은 뭘 먹고 살며
열매를 맺지 못하는
저 꽃잎은
가을까지
무슨 희망으로 살까
희망은 있어도 의지를 꺾어버리는
자연 앞에
꽃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도 벚꽃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푸르고 푸르게
잎을 피우고 있다



비를 맞고 있는 벚꽃에게
김익택
저 벚꽃이 피어서 지는
일주일은 봄의 여왕
고독한 날은 언제일까
비 오는 날일까
황사 바람부는 날일까
내리는 비를 맞고 있는
벚꽃을 바라보며
위로 아닌 걱정을 해본다
불편한 진실은 너도
다른 삶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새벽 벚꽃길을 걸으며
김익택
내가 언제 자연의 주인공이 된 적이 있었던가
관객 없는 벚꽃 무대를 홀로 걸어간다
주제가 없으니 대사도 없고
음악이 없으니 노래도 없다
말없어도 미소로 웃어주고
향기로 박수치는 벚꽃만 있다
그 속으로 걸어가는 나는
희극을 모르고 비극을 모르는
관객 없는 무대의 주인공
흡족한 가슴 설레는 마음만 있다


벚꽃 이별
김익택
어서 와
왔으면 그냥 가지마
네가 오기를 일년을 기다렸는데
네가 얼굴을 내 밀기도 전에
황사가 오고 비가 오네
불편한 건 나보다 너인 걸 알지만
일년 기다림이 아까운 걸 어떡해
설마 이 비와 함께
너도 떨어지는 건 아니겠지
꽃을 피우기도 전에 열매를 맺기도 전에
일년 삶을 포기할 수는 없지
자연이 하는 일 어쩔 수 없지만
너도 삶의 의무는 있으니까
포기할 순 없지
이럴 때 지혜라는 것이 필요하지
오늘은 아니지만
내일을 밝고 맑은 날이 올 거야
그때
올해 아름다운 모습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래 오늘 푹 자고 내일 보자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