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양지 어부 물놀이
김 익 택
저 늙은 어부 가슴에
동심이 장난을 치고 싶은 것일까
한 바가지에 물을 허공에 던져
물놀이를 하는데
난데없는 소나기에
초록이 잠자던 수면은 놀라 널 뛰기를 하고
어질러진 하얀 이팦 꽃 술 취한 사람 걸음 마냥
죄충우돌 술렁거린다
위양지 어부
김 익 택
휘이 젖는 노 인양
긴 대나무 막대 끝에
일어나는 물보라는 힘 찬데
물결 따라 일렁대는 빈 배가 가볍다
긴 대나무 막대에 걸러
허리가 부러지고
부리가 뽑혀 나 뒹구는 부초들은
힘없이 떠 다니고
수면에 드리운 이팦 꽃은
대나무 막대에 물 보라를
숨 죽여 바라보고 있다
초록빛이 묻는 말에
김 익 택
초록빛이 묻는 말
알지 못해 머뭇거리는데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호수가
눈치를 준다
저 산 나무 올올이 비친
나를 보라 한다
맑아야 한다
닮아야 한다고
말해도 들리지 않는 질시를 보낸다
바람 불면 어질러지고
꽃잎이 떨어져도
가려서 보이지 않는 않는다고
네 눈이고
네 가슴 어도
네 의지대로 보이지 않는 것은
고요해야 볼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