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김 익 택
화사한 라일락 꽃 피는
햇살 도타운
봄 아침
산들은 짙 푸른데
고왔던 우리엄마 얼굴
온통 주름 뿐이네
해마다 오는 오월은
더 푸르고 싱싱한데
우리 엄마 허리는
더 휘고 더 야위고
걸음걸이까지 어설프다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어머니의 건강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어머니의 늙음
내가 어쩌지 못하고
하늘만 보고 있네
내 가슴에 꽃잎 되어 떨어지고
내 가슴에 낙엽 되어 떨어지는
우리 엄마
다시 못 오는 젊음은 가고
평생 고생고생 하시다가
저렇게 가시면 안 되는데
멍하니 하늘 보고 묻는다
우리 엄마
불쌍해서 어쩌지요
부모는
김 익택
일자무식 부모도
자식에겐
세상에
제일 큰 스승
신이 미처 가르치지 못한
삶의 길잡이입니다
너를 위한 일이라면
밀가루 반죽 되더라도
기꺼이 마다 않고
네가 행복하다면
아파도 벚꽃처럼 웃습니다
네가 불행하면
돌아서서 남몰래
동백꽃처럼 숨어서 웁니다
어머니의 바느질
김 익 택
다다미 소리 멎고
밤 공기 차가운데
소쩍새 우는 소리
선잠 깨우는 삼경
구름 머금은 달빛
방문 앞 비추오면
댓돌 위 코고무신
청춘 홀로 외롭다
건너 방 기침소리
빈 마당에 외돌면
수를 놓는 어머니
골무 끝이 검붉다
어머니의 사랑
김 익 택
어머니란 이름은
평생 굴레일까요
자기밖에 모르던 아가씨도
시집가서 아기 낳으면
어머니 그 이름 하나만으로
일평생 고생을 업으로 살아갑니다
당신은 굶고
어렵사리 살아도
입을 것 먹을 것
오직 자식을 위해
그림자처럼 살아갑니다
어머니의 마음 속은
바람만 다니는 허공
자신을 위해
채워야 할 공간 없습니다
어머니 맘 속은
자식을 위한 저장고
말만 하면
먹을 것이 나오고
입을 것이 나오는 저장고입니다
내가 한 아이 부모가 되고부터
인내와 고생
울음과 서러움
뒤통수의
부끄러움은
눈물 같은 소금으로
일궈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나를 위한 삶이 자식을 위한 삶이었고
자식을 위한 삶이 나를 위한 삶이었습니다
주기만 했을 뿐 바라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내가 자식을 낳고 알았습니다.
알고 나니
어머니는 이미 늙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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