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연꽃의 비애



김 익 택 





나를 밟고

발길을 돌리지 않는 것은

도망자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길에 널브러져도 

꽃은 꽃이다


내 스스로

숙이고 싶은 고개 아니고

내스스로

꺾은 허리 아니다

쁘라삐룬이 

무자비하게 짓밟지 않았다면

삶의 소임은 나름대로 했을 터 


원망 할 수 없고 

시기를 탓 할 수 없지만

아픈 것은 아픈 것이고

미운 것은 미운 것이다 



용서 할 곳도 없고 

받을 곳도 없다  

한번 꺾이면 그 뿐

다시 부활은 없는 삶이다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나를 위로 하는 것 밖에     


죽음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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