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콜카타 아침 풍경
김 익 택
이른 아침,
호텔 밖의 풍경은 폐허와 같은 건물과 푸른 숲 밖에 보이지 않았다.
저 건물 벽돌 담 끝까지
나는 가볍게 발걸음을 옮긴다
도로는 아직 잠자고 있는 중이다
건너편 남의 가게 앞에는 다섯 명이 나란히 누워 잠을 자고 있다
나는 그들 옆으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 딛는다
후미진 아스팔트 귀퉁이에 쓰레기와 함께 뒹구는 빈 과자 봉지들·····
그 옆에 피곤해 지친 아기 엄마가 등을 돌린 채 코를 골며 자고 있다
일찍이 잠을 깬 젖먹이 아이는 말똥말똥 눈은 이방인에게 눈을 때지 못한다.
개
소
사람
여기 저기 잠자는 모습은 평화롭다.
변두리 도로는 옛날 우리나라 시냇가 풍경이다
펌프질을 하는 남자 아이 근육 만큼이나 줄기차게 쏟아지는 물줄기
그 앞에 남자 아이가 세수를 하고 페트병에 물을 받는다
차례를 기다리던 아주머니는 바가지에 쌀을 씻더니
하얀 쌀뜨물을 도로에 마구 붓는다
건너편 펌프 주변 풍경도 별반 다르지 않다
어떤 아이는 상위를 벗은 채 돌아서서 목욕을 하고
어떤 아이는 비누 칠도 하지 않고 셔츠를 문지르고 있다
어떤 아주머니는 밥 그릇을 씻고
어떤 남자는 칫솔에 묻은 물을 흩뿌리며 집으로 향한다.
기지개를 켠 도로 위의 삶이 바쁘게 돌아간다
어떤 남자는 찌든 모포를 허리에 차고 길 떠나고
어떤 여자는 허름한 이불 보자기를 머리에 이고 앞만 보고 걸어간다
어떤 남자는 육중한 달구지를 힘겹게 끌고 가고
어떤 여자는 검은 젖을 아이에게 물린 채 골목 모퉁이 박스를 뒤지고 있다
나는 호텔로 향해 돌아선다.
도로 끝에서 메케한 연기가 몰려온다
그 연기 속에서 아이들 소리가 들린다
나마스테
그 소리 뒤 연달아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어느새 내 코 앞에 세 명이 서서
이방인이 구세주인양 때 묻은 까만 손이 턱을 향해 들이댄다
나는 아이들을 향해 바지 주머니를 뒤 집어 보이며
없어 봐라 트레이닝 복이잖아
나마스테
없다니까
한 아이가 뛰어가며 소리친다.
I’m sorry, we will be getting better
힘차게 달려가며 말하는 그 아이의 뒤 모습에
나는 강냉이 죽을 받아 먹었던 내 어린 시절이 투영된다
수제비라도 실큰 먹었으면······
저 아이들 아침은 먹을 수 있을까
아 여기는 인도
행복 지수 세계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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