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의 맑은 미소
김 익 택
산골 여자아이
엄마 치마자락에
반쯤 얼굴 묻듯
넓은 잎 사이
고개 내민 모습
귀엽고 앙증맞다
그래
아는 사람 다 알지
태양의 사랑으로
물의 믿음으로 피었으니
주는 것 있어도
바라는 것 없는
석가를 닮아 네 미소가
순수하다는 것을
삶은 노력 아니면 의미 없다
김 익 택
눈뜨면 온 몸이 날아갈 듯
상쾌한 아침
살면서 몇 번을 맞이할까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일 힘든 생활고는
아침 일찍 일어나기가
온 몸이 천건만건
그 피로는
일하면서 잊고
일하면서 푸는
영원한 친구가 아니던가
노동 없는 건강한 삶
건강 없는 노동은 삶의 필연
오늘도 나도 너도
노력해야 하는 사는 운명
행복한 삶이란
그 외 다른 의미 없음이다
2021년 5월의 봄
김 익 택
겹벚꽃이 떨어지고
푸른 잎이 아우성치는 5월
바람이 푸른 잎에 앉아 그네를 탄다
과거를 잊은 나무는
나뭇잎에 감추었고
곤충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랑놀이를 한다
5월 아이들은
마스크를 쓴 채
방안에서 뛰어 놀고
사람들은 코 막고 입 막은 채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기약없이 삶과 죽음
전쟁 놀이를 하고 있다
꽃 진 뒤에
김 익 택
저 꽃이 피고
진 뒤에
지난 삶을 잊어도
유언은 없다
나 아닌
누구를 위해
빈자리로 남겨둘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