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으로 본 호수 풍경

 

김 익 택

 

 

흑백의 논리가 평화를 안겨주었다

저 호수의 풍경

흑과 백은 색이 아니라

밝음과 어둠의 농도의 차이

언제든지 화합해도 이질감이 없다

짙으면 어둡고 옅으면 밝음은

어울림은 있어도 배척은 없다

미움이 있어도 이별은 없다

오해는 있어도 믿음 있어 소통으로 해결하는

오랜 부부처럼

불신이 있어도 이해가 있어 사과로 화해하는

오랜 친구처럼

하얀 사람 검은 사랑 구별이 아니라

투명한 사랑 깊은 사랑같이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하다

나 만 그럴까

 

봄 밤비

 

김 익 택

 

 

지난 밤에는 소리는 들려도 보이지 않는

보슬비가 초록을 대신해 울었고

오늘 아침은 울어도 들리지 않는 진초록 대신

새들이 울었다

그 뿐일까

젖어도 젖지 않는 바위는 바람으로 울었고

울고 싶지 않아도 울어야 하는 모래는

물을 대신해 격정적으로 울었다

그렇게

남모르게 조용히 내리는

비의 울음은

탄생의 아픔 뒤 희망이라

조용해도 우렁차고 시끄러워도 희망차다

 

 

 

4월의 삶들은

 

김 익 택

 

 

4월은 나누어 줄 것 없이

어려워도

돋아나는 새 생명의 세상

 

촉촉하게 내리는 비

따스한 빛

포근한 바람

약속없이 오고

기약 없이 갈지라도

생명의 분신

 

지켜야 살고

노력해야 살고

삶의 투쟁의 없이

살기 좋고 아름다운 곳 없다

 

4월의 산은

 

김 익 택

 

4월 산은 숙녀 가슴을 닮은

연두 빛 꽃밭이다

조금만 간질러도 웃고

조금만 까꿍해도 웃는

가식 없는 아이 미소다

 

4월의 산은 사랑밖에 없는

신혼부부 이부자리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고

굶어도 행복한

천년이 하루 같은 꿈 동산이다

 

4월의 산은 어깨동무하고 노는

우정의 요람이다

앞을 봐도 뒤로 봐도 푸른 사랑 빛

땅을 보고 하늘을 봐도

생생한 삶의 빛뿐이다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해

 

김 익 택

 

너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은

마음이 편치 않았어

너를 만나기전부터 벼르고 벼렸던 말

오늘도 예전과 같았어

다른 사람이 들으면 그리 중요치 않을 수도 있는 말

오늘 아니어도 내일

언제 어디서 물어도 평범 할 수도 있는 말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해

다시 못 볼 이별 아닌데

확신할 수 없는 믿음이 불안해서

말 못해 우물쭈물하는 내가

이상해 보일정도로 어색했어

자연스러운 분위기 그 환경을 만들기까지

노력은 했지만 기회를 갖지 못했어

사랑도 하기전에

그리움을 앓고 아쉬움으로 속 썩이는 일

내 스스로 만들고 있음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었어

끌려 다니는 억지 사랑 아니고

구애 행위 아닌

자존심 상하지 않고 상하지 않게

자유롭고 평등한 사랑

그 해법 찾지 못했어

물은 뒤에 따라붙는 수많은 불길한 생각들은

왜 그렇게 고려대상이 많은 지

소통의 길을 막았어

무식하고 용감하게 단도직업적으로

오늘은 말 할꺼야

수 백 번 다짐했지만

중얼거리다 화가 나 고함치고 말았어

미친 놈처럼

먹구름의 시위

김 익 택

 

 

얼마나 슬픔이 크기에

저 검은 눈물은

온 하늘을 덮고도 남는가

숨을 곳이 없는

나무는 벌벌 떨고

움집으로 들어간 동물들은

손바닥을 하늘을 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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