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보낸 바람의 편지

김 익 택

어제 온 바람의 편지

그 편지엔 바람도 없고 물음도 없지만

오늘 보낸 답장의 편지 그 속에는

내가 믿고 내가 바라는

늘 그리움만 있습니다

외로울 땐 위로 받고

나의 맘과 하나 되기를 고대합니다

어제 온 바람의 편지는

거짓도 없고 진실도 없고

미래의 희망도 주지 않지만

오늘 보낸 편지에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는

아쉬움도 많고 바람도 많아 주문도 많습니다

어제 온 편지는

돌아보는 시간도 없고

미래 비전도 말하지 않았지만

오늘 보낸 편지에는

책임과 부담에 늘 자책합니다

 

 

바람의 고향

 

김 익 택

 

 

당신은 아십니까

바람은

날마다 살신성인으로 산다는 사실을

 

늘 그렇게 피곤한 줄 모르고

대륙을 횡단하고 바다를 횡단하는 바람은

따뜻한 곳을 가서 몸을 녹이고 싶은 것입니다

사람들은 계절풍이라고 하지요

 

무딘 돌이 번뜩이는 칼 날을 세우는 것도

그 칼날을 비스듬히 눕혀 갈아야 날이 제대로 서는 것도

바람이 물을 태우는 일입니다

곧게 일어서는 예리함 뒤에

무딘 것을 일깨우는 바람이 있는 것이죠

 

물의 고향은 어디일까요

하늘 아니면 바다 아니면 지하 암반 속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물의 고향은 바람입니다

하늘에서 땅을 굽어보며 가야 할 곳을 골라

바람이 시키는 대로 소리로 바람으로 검은 구름을 몰고

땅과 바다에 내려오는 것이죠

 

그렇다면 바람의 고향은 어디일까요

바람은 형체가 없듯이 고향이 없습니다

머무는 그곳이

고향이고 무덤이고 삶이고 죽음입니다

삶과 죽음 관계없이 평등하게

바람은

당신의 입 속에서 살고 당신 입 속에서도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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