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각전 홍매화

 

김 익 택

 

 

 

 

 

영각전 앞 홍매화는

대장경 법문을 듣고

미소로 피고

가슴으로 피는 것일까

조석으로 얼음 어는

봄은 아직인데

해마다

세밑에 만개하네

찬바람에 더 활기띠는

요묘한 연분홍빛

보면 볼수록 정신을 맑게 하고

코밑을 맴도는

은은한 향기

스미면 스밀수록 가슴을 아리다

아이야 저 매화 보렴

김 익 택

 

 

 

 

 

아이야

기뻐서 우고

감격해서 우는 것 아니면

울지 마라

 

슬프고 억울해서

절로 터져 나오는 울음 아니면

참아라

 

아이야

저 매화를 보렴아

가지는 썩고

허리는 꺾여지고

모가지 댕강 잘려 나가도

 

피는 꽃은

하나같이

웃고 있지 않니

홍매화 앞에서

 

김 익 택

 

 

 

 

빛이 좋으니

매화가 웃고

 

향기가 웃으니

벌이 웃는다

 

그 풍경 보고

네가 웃고 내가 웃는다

 

매화 그에게 겨울은

 

김 익 택

 

 

 

 

추우면 얼고

따뜻하면 녹고

더우면 늘어지고

시원하면 풀어헤치는

이 땅의 삶들

추위에 마음도 몸도 굳어 있는데

잊고 있었던 사람 반기듯

매화가 활짝 피어 웃고 있다

그에게 겨울은

결실보다 시작이 아름다운 것인가

맹공을 퍼붓는 추위에 피어서

항의 아니고 저항 아닌

희망 얘기하듯

묵음과 침묵으로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붙잡고

꽃으로 말하고 향기로 말 하고 있다

통도사 홍매의 위로

김 익 택

 

 

 

탄생의 축복

죽음의 장례

사람과 사람 만남은 제한

코비드 19로

대한민국 텅 빈

2021년 설날

 

오는 사람 마다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

양산 통도사는

만남도 자유

떠남도 자유다

 

오면 좋고

안 와도 섭섭하지 않는

영각 앞에 활짝 핀 홍매

추위에 얼고 코비드 19로 위축된

사람들 가슴 가슴을

꽃과 향기로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매화의 의리

 

김 익 택

 

 

선구자는 외로워도

폭설 폭우

굴하지 않는 이유

미래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늘의 진리

땅의 영혼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흔들림 없이 믿는 것이지

 

얼어터진 마디에

기적같이 피어서

의심 없이 흩날리는 향기는

꾸밈없어 고결하고

순수해서 해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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