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병대도 해무

 


김 익 택





달도 없고

별도 없는

고요한 이른 새벽

 

지평선 구름이

제 가슴 태우듯 붉은데

 

섬 처녀

대병대도는

무슨 급한 일이 있어

가려도 보이는

스카프로 얼굴 감싸고서

 

어디 누구를 만나기에

하늘이 모르도록

서둘러 집 나서는 걸까












사랑은 삶의 진리

 


김 익 택




 

 

산하를 닮으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

바다를 닮으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

하늘을 닮으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

자연을 닮으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

 

배우고 익히고 느끼는 감정은 각기 다르지만

자연히 전하는 진리는

살고 죽고 끊임없이 윤회 하는 것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삶의 진리 사랑 

아무리 퍼주어도 부족함이 없네













브레인 스토밍

 

김 익 택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듣고

내가 느꼈던

내 머리 속에 단어 모두 끄집어 내어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맛없는 음식 골라내고

맛있는 음식 하나씩 골라 먹는다

 

그래도 남는 미련

 

찾아내지 못한

언저리 맴도는 말들이

꿰지 못한 구슬처럼 주르르 흩어진다




 






새벽 물안개

 

김 익 택



 

 

 

고요 속에 일어나는

저 수면 위 물 안개는

포근하고 따뜻해 보이지만

사실은 

차갑고 냉정한 깊은 수렁이다

 

한없이 즐거운 날은

달콤한 솜사탕같이

이슬을 머금고 일어나고

몸서리치도록 추운 날은

반란의 음모같이

서리를 감싸 돌며 일어나는

생명의 영혼이다

 

늦은 봄엔

짧은 봄을 아쉬워 하는

물고기들의 항변같이

혹독하게 추운 

겨울을 두려워하는 

수초들의 저항같이

죽은 듯이 살아야 하는

물속 생명들이 

아픈 삶의 입김이다


때로는 

늦게 일어는 아이

이불 걷고 깨우는 

어머니 음성같이

때로는

아픈 아이

이마에 물 수건으로 닦는

어머니 손길같이

정성스럽게 쓰다듬는 

물의 혼령이다 

 

몇 억 년을 한결같이

그렇게

삶과 죽음 끌어 안고

소생하고 소멸하는 진리를

말없이 시행하는

하늘의 심부름꾼이다

 

.

 

 






새벽 바다 물 안개에게 길을 묻다

 

김 익 택





 

 

그대 알고 있는가

바다에서 피어나는 

그대 모습이

환타지 마술 같다는 걸


넓은 바다 외로운 섬을 

친구 삼아

바람과 안개가 펼치는

조화와 균형의 아름다움을


너도 나도

보고도 믿기지 않아

서로 마주 보고 꿈이 아님을 

의심을 확인 하는데


붉은 먼동은 

바다를 은은히 비추고

바람은 있어도 없는 듯 부드럽고 

붉은 빛과 푸른 빛에 물들은 해무는

고운 여인 살결같이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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