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태양은

 

김 익 택

 

 

 

 

이 땅이 생성하고

이 땅에 사람이 살고부터

스스로

왕이라 생각했던가

신이라 생각했던가

존경하라 했던가

공경하라 했던가

사랑하라 했던가

억겁세월 너머 영구한 세월

단 한번도

아침을 걸렸던가

저녁을 걸렸던가

신이 되고 종교가 되고

희망이 되고 사랑이 되고

존경받고 공경받는

늙지도 죽지 않는 영원한 꿈

이 땅의 모든 삶과 죽음

관여하지 않아도

관여하고 관장하는

믿음 사랑 진리 정의

그것마저 뛰어넘은

생명의 빛 그것 뿐인것 같은데

그것 뿐이 아니다

대왕암의 까마귀

 

김 익 택

 

 

 

 

용왕신의 기도 음식

고스레 해치우는 하늘의 걸신인가

배고픈 사자 먹으라고

대문 앞의 음식

허기채우는 땅의 잡신인가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여드는 까마귀때들

관광객이 던져주는

갈매기 먹이 새우깡

가로채는 솜씨가 보통 아니다

 

갈매기는 날아오다

까마귀 위용에 범접하지 못하고

비둘기는 사람 가까이 앉아

흘린 새우깡을 얻어먹으며

사람 눈치 살피고 있다

대왕암 까마귀 2

 

김 익 택

 

 

 

 

 

동네마다 제일 높은 나무에 앉아

마을을 바라보며

낯선 사람오면 까악까악

논밭을 날아다니며 까악까악

귀 아프게 울던 까마귀

마을 사람들은 모두

침 뱉으며 재수없다 싫어했지

언제부턴가

온다 간다 말없이 사라져서

구경조차 하기 어려웠는데

대왕암 주위에

무리 지어 날아 다니고 있다

저 멀리 촛불 켜고

박수무당 용왕신께 두 손 모아 비는

푸짐한 상 주위로 날아가

행사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해마다 12월이 오면

 

김 익 택

 

 

 

 

해마다 12월 말이 오면

왜 이리 아쉬울까

먹은 것 없어도 답답하고

곤드레만드레 취해도 답답하다

내 어쩌지 못하는

보람보다 아쉬움 많은 세월은

부채 아닌 것이 없고

아깝지 않는 것이 없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

난시 난청 기억상실 류마티스

더 강력하고 불편한 진실뿐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

있긴 있었어도 꿈만 같다

나보다 남이 더 잘 아는 외모

나만 착각하고 산 까닭같이

나는 어떤 사람

 

김 익 택

 

 

 

나는 어떤 사람일까

욕심덩어리

불만덩어리

아집덩어리

부정할 수 없다

아니 사실이다

다만

버려야 하고

잊어야 하고

포기해야 하는 것들을

끌어안고 있어도 표출하지 않았을뿐

타인에게 피해가 되지 않게

속으로 삭였을뿐

그러면 왜 그랬을까

윤리가

가족 친구 생각하게 하고

그리고

양심이 사람됨을

끊임없이 물었기 때문이다

2020년 코비드19의 물음

 

김 익 택

 

 

 

 

정치인의 잘못일까

종교인의 잘못일까

60년 넘게 사는 동안

사람과 사람을 단절시키는

코비드19

정부 의료의 잘못인가

아니면 죽음 그 앞에

가족도 친구도 종교도

격리해야 사는

국민들 잘 못인가

이 웃지 못할 일

사람아 사랑아 누가

속시원하게 설명 좀 해주라

 

생각이 없는 뇌

 

김 익 택

 

 

 

 

아무리 머릴 쥐어짜도

생각나지 않는 생각들

 

읽고 쓰고 배우고 익힌

학문 지식 지혜

가르쳐주지 않아도 터득한

사랑 그리움 슬픔

 

살면서 지켜야 할

상식 기본 교양 그 토대 위에

자유 억압 성공 실패

 

무엇을 어떻게

묘사 설명 주장 표현할 글

단 한자도 생각나지 않네

시인의 가슴에 바람이 불면

 

김 익 택

 

 

 

 

 

 

12월 겨울 바람이 베란다 레일을 잡고

목이 아프도록 문 열어달라 외치는

날 저문 저녁

희망은 멀어도 추억이 새로운

시인의 가슴에 별이 반짝인다

외로울수록 더 커지는 그리움은

빈 가슴은 오늘도 방황을 하고

행복도 즐거움도 빈 가슴 채우는

필요충분 조건이 되지 못하네

 

짧은 생각 긴 후회

 

김 익 택

 

 

 

 

지난 일년은

발버둥치며 살고 거품을 물고 살아도

마련밖에 없고 아쉬움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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