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 새끼의 삶
김 익택
오늘 하루도
배가 고픈
새끼 백로에게
기다림과 인내
삶의 기본을
철저하게 학습하고 있다
그늘 없는
나무 꼭대기 둥지에서
알몸으로 뜨거운 태양 열기를 받으며
헐떡거리는 모습 보고 있으면
부모 된 맘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
삶의 진리
백로 새끼는 태어나면서부터
삶의 처절함을 배우고 있다
더 크게 울고
더 크게 입을 벌리고
더 크게 발버둥쳐야
내가 살아 남을 수 있음을 알고부터
나눔이라는 단어는 사치
내가 살아야 형제도 있을 뿐
산다는 것은
살아 남는다는 것은
오직 나를 위한 삶
먹이 앞에 두고
우애도 없고 의리도 없고
양보도 없고 사랑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