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암 공작새 소나무
김 익 택
몇 백 년을
입을 꽉 다물고 있었으니
그대 속마음을 누가 알까
겨울 눈 보라
여름 태풍에도
까딱없이
몇 백 년을 견뎌왔으니
올해도 예년처럼
건강 한 줄 알았지
아니
매양 청춘인 줄 알았지
네가 잎 마르고
가지가 부러질 줄은
누가 알겠니
네가 부부처럼
우람하고 우아하게
서 있는 모습
세한도가 부럽지 않고
정이품도 부럽지 않는
한폭의 풍경화
너를 아끼고
그리워했던 사람들
몇 십 번
세대 교체를 한 뒤
한 2천년 더 살아서
아프고 지친 사람들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나혼자 만이 아닐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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