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여행

 

김 익 택



 


매양 가냘픈 소녀

장독 뒤에 숨어

콩닥그리는 가슴

달래는 모습같이

 

샛노란 민들레

강렬한 햇살에

얼굴을 가리지 못해

눈살 찡그리고 있다

 

피는 것도

지는 것도

눈치 보는 건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는 것일까

 

그제 피었나 싶더니

오늘 아침은 

하얀 면사포를 쓴 신부같이

한껏 부풀어 있다

 

그 모습

남 몰래 집 떠나는 소녀

신작로에서 버스 기다리듯

불지 않는 바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나도 몰래

입김을 혹 불어주고 싶다 

이왕 떠나려면

아주 멀리 잘 가라고

 









'꽃이 있는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포  (0) 2018.05.24
불두화  (0) 2018.05.18
금낭화 피는 화원  (0) 2018.05.02
매발톱  (0) 2018.05.01
금낭화와 장독대  (0) 2018.04.3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