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내와리
김 익 택
내와리 974번지
두메산골
내 고향은
당고개
봄바람에
꽃 피고 잎 피면
나물 캐는 아낙네들
손끝이 향기롭고
종달새 울음 소리
봄 한나절이 따사로왔고요
앞산뒷산 매미 소리
삼복더위 재촉하고
언덕 배기 논 밭에
허리 숙여 일하는
까맣게 탄 농부 얼굴
엷은 미소
피어나는 잔주름은 정겨웠지요
삼강산에
걸린 태양
저녁노을이 붉게 타면
가을 바람 날개 짓에
익어가는 오곡들은
뿌듯한 농부 가슴같이
허수아비 어깨 춤이 가벼웠고요
썰매 타던
무논 언 논 풀리고
미꾸라지 잡아먹던
논 병아리 고향 가면
내와리 사람들은
산을 이불 삼고
이슬 안개 벗을 삶아
또 그렇게 한 해를 시작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