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팝꽃과 무관심

김익택

 

 

멀리서 보는 것보다

가까이서 보면 예쁜꽃

 

가녀다란 가지에 올망졸망 조르르

매달려 핀 꽃이 앙증맞은데

열에 열사람 모두 자나친다

 

보이는 그대로

예쁘다 귀엽다 말 한마디 던져주면

꽃도 힘이 날텐데

돈 더는 말 아닌 말 아닌데

 

눈앞에 보이는 화려한 벚꽃을 향해

예쁘다며 발걸음이 바쁘다

어쩌다

김익택

 

 

 

어쩌다 보니까 사랑도 사업도

그랬으면 좋겠다

 

바람의 꼬리를 잡았지요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아름답죠

 

걷지 않고 정상을 오른다는 것은

낙하산 아니지만 행운도 아니지요

 

올라갈 때 내려갈 때

뜻하지 않는 고통을 보고 느낀 체험은

노력 없는 교훈은 없는 것이지요

 

사랑한다면 아픔과 슬픔을 감수하고

꼭 이루어질 것이다

 

즐기려면 노력해야지요

도라지

김익택

 

 

 

일 년을 기다려 눈만 마주치고 가신다면

돌아보지 마세요

그냥 가세요

위로도 하지 마세요

외로움은 일상이죠

사랑한다고 해도 흔적 없이 떠나면

눈물을 흘려도 모르죠

하루에도 수십 번

드나드는 일개미보다 못하고

방귀 냄새만 남기고 가는

노린재보다 못한걸요

누가 압니까

아무도 몰라요

마음으로 담을 수 없는 눈물은

바람이 거둬가고

눈물자국마저 깨끗이 잊으라고

비가 씻는걸요

사랑

그 딴것 잊으라고 바람이 있고

그리움

그까짓 것 씻어 버리라고 비가 있는걸요

하늘이 말하더군요

일 년 삼백육십오일

맑은 날 많지 않다고요

네 삶이 누굴 위한 운명이라면

네안에 쌓인 아픔은

쌓일 수록 빛나는 보석

누구에겐 양식이 되고

누구에겐 약이 된다고

잊는 것은 실수 아니고

잃은 것은 착각 아니라

영원한 사랑은

나보다 너를 위한 삶이라고

이름 모르는 초록꽃

김익택

 

 

 

꽃도 초록 잎도 초록이라서

꽃인지 잎인지

분간이 어려운 탓으로

20년을 지나쳤는데

오늘 자세히 보니 꽃이네

 

많은 사람이 다니는 아파트

길목에 피어도

한결같이 지나치는 사람뿐이니

20년 지나치는 사람

나만 아닌것 같다

 

반세기를 훌쩍 넘은 나이에

생전 처음 본 초록꽃이니

얼마나 귀한 꽃인가

오늘도 꽃이 맞는가 의심스러워 다시고

미안해서 다시본다

 

초록잎에 초록꽃

나 모르는 신화 아니면 전설 있을것 같은데

찾아보니 개서어나무꽃이라는데

잎은 맞으나 꽃이 달라서 모르겠다

바람 바람

김익택

 

 

 

꽃잎에 입맞추는 바람같이

햇살에 활짝웃는 이슬처럼

너도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배워서 알고 경험해서 깨달아도

실수는 있는 법

완전한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나를모르는 미움이

내 눈빛이 알게하고

내가 나 모르는 예쁨은

미소로 화답하는 울어도 예쁜 사람

 

너는 내 품안에 잠드는

고양이가 되고

나는 네 품안에 강아지가 되어

 

눈물은 닦아주고 더러움은 씻어주는

네가 내가 되고 내가 네가 되어

달래주고 칭찬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눈물

김익택

 

 

 

시원한 바람 불어

하양 파랑 코스모스를 보면 가을이 슬퍼요

따뜻한 바람 불어

벚꽃이 피고 동백꽃이 질 때도 그랬죠

 

사월에 핀 꽃이 시월에 꽃을 모르듯이

뇌리게 그려지고 가슴이 우는

만남은

차라리 꽃 피는 날 비바람이 불었다면

더 좋았지요

 

그에게 나는

존재해도 드러나지 않는 밤하늘의 희미한 별

 

자양분이 많아 향기를 피워도 모르고

피는 꽃은 작아 보이지 않는

밟아도 꺾어도 얼굴에 소피를 보고 가도

의심없는 수풀 속에 꽃

 

하물며 흘리는 눈물을 누가 알까요

빛이 있어 태어나고 바람이 있어 삶을 느끼는

호소는 만남 없는 이별

 

약초를 찾아 헤매는 생물학자를 만나기 전에는

먼 옛날 보릿고개 할머니가 나물로 연명했던

고마움을 알기 전에는

 

누구나 삶은 세상에 중심인 줄 알고 태어나죠

어릴 때 눈물이라는 낱말은 알아도

부모의 몫

의심이라는 낱말 모르죠

 

나중에 내가 나를 알았을 때

눈물은 흘려야 지식과 지혜가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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