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다림은 살아할 이유 02
김익택
기다리면 놓쳐버릴 것 같아
우유분단으로 보일까 봐
오지 않고 익지 않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싫어한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도
먼저 해버리고 난 뒤
기다림 보다 못한 일
기다림이 삶의 전유물 아니지만
기회도 성급한 전유물 아니지
노력이 가다림의 기화라는 것
삶들 모두에게 선물이라는 것



기다림은 삶의 철학
김익택
우울 할때도 배고플때도
화가날때도 아픔까지도
삶은 기다림이라는 것
기다림이 기회라는 것
기다림이 빠르다는 것
죽기위해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살기위해 기다리는 것이므로
사랑도 기다리는 것
기회가 오면
그곳이 물속일지라도
화살처럼 총알처럼
빨라야 한다는 것
오늘 너에게
철저하게 배우고 간다



왜가리 사진사를 경계하며
김익택
저기 사람 나를 보는 눈초리 예사롭지 않아
거기 고기 있는 걸 알고
내 행동을 주시하고 있어
달리기를 하는 사람
걷는 사람과 달라
손에 들고 있는 대포 같은 거
조심하면 되지
그러나저러나 비켜주지 않네
미치겠네
들고 있는 것이 도대체 뭐야
물고기가 제일 많은곳에 앉아서
목 빠지게 기다리는 새끼들 배고파 울고 있을 텐데
사거리를 유지하고 천천히 가 봐야겠어
할 수밖에 없고 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지금이지
저 사람은 달려와도 나는 날아가면 되니까
뭔지 모르지만 분명 총은 아니야
의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고
진실을 오도하는 것 아니지
위험한 것이 사실이지만 고기를 잡아 해
더는 기다릴 수 없어 이제 더는



가슴에 묻어둔 사랑
김익택
움켜쥘 수도 없고 펼수도
너는 나의 생인손
가족 아니면 한평생을
보켓속에 숨겨야 하는
울어도 더 답답하고
웃어도 답답한 약지 생인손
아파하는 것도
숨겨야하는 것도 내 몫 아니지만
아비는 네 몰래
가슴으로 울고 웃는다


꿈속에서 데이트
김익택
땅거미가 사방에 사위어갈 때
모닥불을 피워 촛불에 불붙이고
풀꽃을 꺾어 만든 꽃다발로
노을 편에 소원 하나 붙였지요
보이는 건 그대와 나 얼굴뿐
초승달에 걸터앉아 하늘 여행 떠났지요
발밑으로
기러기 날아가고 구름이 지나가고
별밖에 없었지요
노래보다 아름다운 말과 무용보다 우아한 시
가슴 시원한 위트 심오한 철학
행복했지만
아무것도 못 해줘서 미안했죠
사랑했지만 말 못하고
안을 수도, 기댈 수도 없는 그대를
가슴에 두고 입에서 나온 말은
밑도 끝도 없이 미안해 그 말 밖에


사랑은 별이 되고
김익택
영롱한 아침 이슬처럼 이별은 짧았지만
내 코를 스치는 향기는
봄바람에 실려 온 투명한 기타 울림소리가 되네
내 얼굴을 비추는 햇살은
봄 아침에 흐르는 시냇물 반짝이는
피아노 소리가 되네
네 미소 네 목소리는
너 없어도
내 귀에 내 눈에 새소리가 되고 별이 되고
눈물은 흘러도 반갑고 슬퍼도 위로가 되는
삶의 바이블
너 없어 나누지 못한 안타까움은
어둡고 깊은 밤, 잠 오지 않을 땐
생각이 천국이 되고
나밖에 없어 너를 찾아 헤매는 믿음은
잠들어 꿈을 꾸면 신화와 전설 속에
주인공이 되네
깨고나면
너에게 없는 그리움은 눈물 한 바가지
길없는 길 사막을 걸어가도
가시에 끌키고 물에 빠저 허덕거리는
나를 발견하고 해
잊을 수 없어 늙지 않고
잃을 수 없어 생생한 네 모습은
천만 번 불러도
짧게는 오백년 뒤 돌아오는
별의 대답
아침을 맞이히고 밤을 맞이하는
시간은 바람으로 흘러가고
남은 것은 빛도 무거운 늙음만 남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