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러기 날아가는 겨울밤에
김익택
시가 되고 노래가 되는
가을 달밤처럼
겨울밤 하늘을 수놓는
기러기는
날아가면서
글을 쓰고 노래를 부른다
그 풍경 구경하고 있는 나는
추워서 따뜻한 안방이 그립고
끼룩 끼룩거리며
날아가는 기러기
노랫소리는
처량해서 슬프고 슬프면서 외롭다


겨울 주남지의 밤
김익택
흐르는 강도 잠을 자야 한다고
영하의 바람이
이불을 덮어주는 겨울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한계에
겨울 철새가 서럽게 운다
집 떠나 천리만 길 날아올 때는
설렘 반 두려움 반
고지가 바로 저기 물속인데
그림의 떡이다
낯선 하늘 낯선 땅에서 삶이란
허기와 싸움
고요히 잠들어야 할 어두운 밤
주남지의 밤은
잠 이루지 못하고
술 취한 취객처럼 시끄럽다

기러기 꼬리끝의에 달라붙는 상념
김익택
선명한 상현달이 외로운 이른 저녁
한 무리 오리 떼들 물결처럼 날아간다
집으로 가는 걸까 외출하는 걸까
앞에서 맨 끝까지 한 줄로 늘어진 모습이
동네 처녀 강강술래를 생각나게 하고
어릴 적 죽마놀이 친구가 그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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