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꿀을 따는 동박이

김익택

 

 

 

매화 꽃잎에 앉아 있는 동박새

움직이지 않으면

꽃인지 새인지

하양과 초록의 조화가

꽃보다 아름답다

 

두 발로 가지를 꼭 잡고

거꾸로 매달려

이꽃 저꽃

꿀을 따는 모습이

오히려 편안하고 아름다워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매화와 만남의 의미 04

김익택

 

 

꽃잎에 입맞춤하는 동백새 같이

천리 가는 향기 따라

찾아오는 사람들

매화 꽃잎에 카메라를 들어대고 있다

 

동백 새는 꿀을 얻어가며

화분 수정을 하지만

사람들은 무얼 줄까

 

동박새는 다녀간 뒤 흔적 없지만

사람은 다녀간 뒤

가지가 부러져 있고

꽃봉오리가 흩어져 있다

사람도 매화 너처럼

김익택

 

 

보이지 않게 울고

웃을 땐 보이는 사람

 

남들을 시원하게

웃게 만드는 마력

 

일 년에 단 한 번이라도

너같이 할 수 있었으면

매화는 봄이 올때까지

김익택

 

 

 

그에게 목마름은

껍질을 말라가며 견디는 시간

한줄기 햇빛은

배고픈 사람

허겁지겁 들이키는

뜨끈한 국밥 한 그릇

 

찬바람도 휴식이 있고

햇빛은 시련의 일광욕

꽃피는 그날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린다면

추위는 기쁨의 메시지

마음의 삼고초려

김익택

 

 

 

작품이 좋고 나쁨은 내 탓

 

너희들이 나에게 준 것은

모두 귀한 시간

 

인공지능에게 하는 말 아니라

올해는 피어서 질 때까지

볼 수 있어서

정말 고마웠어

 

삶의 처음 하늘과 땅 그리고 너에게

 

많은 날 바라던 내 굳은 의지를

알아준 것 같아서 행운이었어

매화에 맺힌 물방울

김익택

 

 

 

평생을 흘려도 보이지 않는

내 맘의 눈물같이

저기 매화에 맺힌 물방울은

 

기뻐서 흘리는 눈물인지

슬퍼서 떨구는 눈물인지

분간이 안 간다

 

AI 소년 눈물을 보고

외계인 손수건을 주는 것 같이

생각이 의미를 덮는다

보시하는 매화

김익택

 

 

새아씨 분향이 그만할까

새아씨 미소가 그만할까

 

아직도 바람은 영하인데

흐드러지게 핀 매화

기왓골 처마에 넘실댄다

 

몸과 마음 아픈 사람

작은 위로라도 된다면

 

뒤집어도 깨끗한 주머니같이

있는 것 다 드러내 놓고

가져갈 것 있다면 가져가라 한다.

사랑을 부르는 매화처럼

김익택

 

 

 

내가 나에게 묻는 말

소원을 말해 봐

 

말해도 듣지 못하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는

별과 대화가

 

말이 씨앗이 되었으면

말이 향기가 되었으면

 

보고 싶다 만나고 싶다

말하지 않아도

천 리 먼 길 찾아오는

매화 작별

김익택

 

 

 

매화와 작별하고 문득 뒤돌아 본다

눈먼 사랑 보이지 않고 아지랑이만 어지럽다

 

꽃 보고 찾아오는 벌을 무단 침입했다는

지나가는 한 무리의 여학생이 하는 말에

 

꽃잎을 훔쳐보는 벌이 나인 줄도 모른다는 생각에

쓴웃음을 짓다가 내가 빵 터지고 만다

'조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리부엉이  (0) 2026.03.27
집으로 가는 기러기  (0) 2026.03.27
주남지 재두루미 비행  (2) 2026.01.19
주남지 재두루미 삶  (0) 2026.01.19
청둥오리 비행  (1) 2026.01.1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