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포천 봄 그리고 삶터
김익택
온 세상이 내 것처럼 꽃을 피운
벚꽃 사이로
늪지대 초록 잎을 피운 버드나무
자신의 영역을 주장하는 듯
가시로 범접을 허용치 않는 찔레
넓은 늪지대에 매운 억새류
그리고 보이지 않아 모르는
물고기와 수초들이 사는 화포천은
내가 모르는 삶을 많이 품고 있는 삶터다
그들 만의 사회
그들의 만의 공유와 공존은
바람으로 사는 것은 물을 모르고
물을 알고 살아도 하늘을 모르는 삶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물안개 피는 화포천의 봄
김익택
화포천은 안개 속에서 무슨 꿈을 꿀까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잠든 그 시간
안개가 사랑 행위도
남 보기엔 부끄러운 일이라
보이지 않게 덮어주려는 것일까
봄 화포천 새벽은
눈을 떠도 보이지 않는다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안개가 사라진 늪엔
물을 긷는 수양버들 사이로
물안개가 물의 영혼같이 피어오르고
찔레는 풀잎마다 영롱하게 이슬을 머금고
벚나무는 꽃잎마다 화사한 빛을 머금었다



사랑의 희망 고문
김익택
내가 그러했기에 내 마음이 그랬기에
그대 추억 속에 내가 있기보다
그대 기억 속에 내가 있기를
봄바람에 꽃이 피기를
갈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이 아니 되기를
봄바람은 좋았고 갈바람은 싫어했죠
행복은 그대를 위해
사랑은 그대에게
내가 꿈꾸는 것 모두 너를 위한 초대
그대 없는 곳에서도 그대 생각하면 행복했고
맛 나는 것 먹으면서
아름다운 곳에서도 그대 생각나면 미안했죠
괴로울 때 마시는 한 잔의 술
슬플 때 부르는 한국의 노래
그대 그리움 생각이 깊어 눈물이 흘렀죠
사랑하지만 그리워하지만
실체 없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