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사는 이유

김익택

 

 

삶 하루하루가

징검다리 디딤돌

눈치코치보고 살아도

불행은 시한폭탄

아니라

시도때도 없는 자폭탄

그래도 저들은

인내가 희망을

노력이 사랑을

믿음이 미래를

확신이 있기에 웃고 사는가 보다

산책길에서

김익택

 

 

시기하는 찬바람이 가는

1월을 질투하고

내리는 비는

도톰하게 매화 몽우리에 맺혀

검은 나뭇가지를 비추고 있다

방구석에서 세상을 읽는 책과

손바닥에서

세상 정보를 검색하는 스마트폰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는 사람들이

밖을 나와 걷지 못해

환장한 사람들 같이

물 흐르는 강을 바라보며

열심히 걸어가고 있다

봄이 온다고 서둘러 밖을 나온 유채는

벌써 봉우리에 노란빛을 물들었다

봄의 화신 노랑나비는 아직도

월동을 하고 있는가 보이지 않고

무거운 검은 옷을 벗어 던진

젊은 아가씨 발걸음이 활기차다

아픔을 바라보는 관점

김익택

 

 

까다롭다 생각되면 다시 생각해 봐

견뎌서 찾는 평화라면

고생도 희생도 할 만하지만

스스로 자유를 구속시키는 일은

잘못된 결정

 

사랑한다면 존중은 배려이지

버릇과 습관은 쉽게 버릴 수 없어도

스스로 깨닫는다면

고칠 수 있는 것이지

 

내가 나를 아프게 하는 아픔을

체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희망과 사랑의 치이는

기대를 하는 것과 포용의 차이

 

그 아픔 모두

남의 탓 아니라 내 탓

내가 만들고 내가 결정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

책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해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 가면 찾을 수 있을까

김익택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 가면 찾을 수 있을까

그 사람은 보이지 않고

저 길 끝에 아지랑이만 아롱거린다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 가면 찾을 수 있을까

흐느껴야 들리는 소리는 입 속에 있고

울어야 보이는 눈물은 가슴이 삼키듯

더위보다 적막한

붉게 핀 백일홍은 타는 속을 더 태우고

한껏 벌어진 석류는 쓰린 속을 더욱 쓰게 한다

있을까 있다면 만날 수 있을까

그 많은 생각

축제장을 기웃거리기를 몇 십 분

장성처럼 굳어 버린 몸 입은 닫힌 철문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 사람이 볼까

떨리는 마음 주체할 수 없어 돌아서서

이쪽을 올까 이쪽을 왔으면 좋겠다

만나면 무슨 말을 하지

불안한 많은 생각

돌아보는 저쪽 그 사람은 보이지 않아

축제 장 샅샅이 찾았지만 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 가면 찾을 수 있을까

신기루 관음

아니야 아니다 분명 그 사람이다

그 사람이 내 분신이 되고부터

단 하루도 잊지 않는 얼굴이 그 사람

어찌 착각할 수 있을까

백치도 천치도 나 보다 못하지 않을 거야

울어도 시원찮을 눈물이 저 길 끝이 흐릿하게 한다

 

내 마음이 가는 길은

김익택

 

 

돈 없어도 가질 수 있는 하늘은

넓이도 높이도 무제한이다

 

무엇이 내 맘을 비좁게 했을까

제한도 없고 한계도 없는 넓이 속에서

내 땅 한 평 없다고

내 맘도 한 평 만도 못할까

 

내 마음의 그늘엔

갚지 않아도 될 빚을 안고 산다

 

울어도 시원치 않을 만큼

누릴 수 있는 행복은

마음도 따라가는 길이

닿을 수 없는 아득히 먼 길이다

 

황설수설

김익택

 

 

내가 하늘을 자유롭게 타고 다닐 수 있는

큰 독수리 한 마리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바다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범 고래도 한 마리 있었으면 좋겠고요

지상에서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탄탄한 SUV도

한대 있었으면 좋겠네요

개꿈 꾸지 말라고요

꿈이니까 마음대로 할 수 있죠

현실을 회피하는 정신병자라고요

아니지요 꿈으로 해소할 수 없으면

정신병자가 되는 것이지요

꿈꾼다고 피해준 것 없잖아요

꿈은 그렇게 하라고 꾸는 거 아닌가요

평생 밑바닥으로 살았는데

꿈마저 없다면 너무 억울 하잖아요

나는 하나님이 준 선물이라 생각해요

그렇다고

하나님이 선물을 마음대로 사용하지 않아요

나도 양심이 있고 예의는 있으니까요

이룰 수 없는 것이 꿈이지요

하지만 그 꿈을 이루는 것도 꿈이지요

멋쩍은 생각 멋쩍은 고민

김익택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여행처럼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하도록 누가 나를 손꼽아 기다리는

그 무엇이 없을까

내가 그에게 생명이 되고 희망이 되고

꿈이 되는 사랑이 되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는 것이 이루어지는

내가 모르는 그 무엇이

나를 애타게 찾는 일은

사막에서 죽어가는 삶들에게

물 한 모금 같은

우연한 일 아니면 없을 것 같다

사람이면 도움을 줄 수 있는

그 무엇 하나는 있을 것 같은데

나는 무엇을 가지고 있을까

고민 아닌 멋쩍은 생각을 가져본다

어쩜 많은 기회를 주었음에도

내가 기회를 뿌리쳤는지도 모르겠다

멋쩍은 생각 멋쩍은 고민이 나를 압박을 한다

글 쓰는 사람의 책무

김익택

 

 

나 혼자 읽고 마는

글 아니라면

아이디어와 모티브를 찾기 위한

연습일지라도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글을 쓴다는 것은

고뇌를 삭혀

감성으로 발효시키는 일

그런 것 아니고

남을 속이고

사회를 속이고

마음을 속이는 글이라면

썩지 않아도

오물보다 더 더러운

썩은 냄새가 나기에

내가 나를 속인다 해도

독자들은 먼저 알아

외면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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