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처음 본 순간

김익택

 

 

내 목소리에

고드름이 얼고

내 얼굴에

화들짝 꽃이 핀다

 

내 두 눈에

이슬이 맺히고

내 코에

바람을 막은 장막에

갈 길을 잃었다

 

내 귀에

출렁이는 환송가가

내 가슴을

북을 두드린다

 

그리고 마침내

내 몸이 활활 타오른다

아무도 끌 수 없는

 

 

두고두고 그리운 것은

김익택

 

 

벌이 꽃을 찾는 것이 파파라치인가요

기다리다 죽는다면 자포자기 아닌가요

인권 주권은 내가 찾지 않으면 누가 찾아주죠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은 엄연히 구별되죠

내 가슴에 양심이 있고 진리가 있기에

가슴 앓이를 한 것이죠

사랑을 찾고 인연을 맺으려는 노력은

인간의 본성이죠

하늘이 내려준 축복이 아닌가요

그 사랑을 찾지못하고

찾아도 인연이 되지 못했죠

그것 또한 삶이라는 걸 알지만

어긋난 만남이라는 것이 있고

윤리라는 것이 있어

조율이라는 삶의 이치를 대용하며 살았죠

만족을 지향하며 살아가는 것인 뿐

행복이라는 영원한 삶은 없겠죠

불행이 없으면 행복을 모르니까요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이 향하는 사랑은 평생을 두고 그립습니다

 

 

상념이 맺어주는 인연

김익택

 

 

그 사람은 나를 몰라도

나는 그 사람에게

곱게 차려 입고

정중하게 인사하고 싶은 사람

 

그와 만남은 인연이라 할 수 없는

꿈 길에 스쳐 지나가듯 눈 인사뿐

단 한번이라는 단어 그 뒤

인연의 끈 닿고 싶은 사람

 

우울한 날 천리 가는 마음일 때

내 얼굴을 쓰다듬는

보슬비라도 그 사람이었으면

 

이유없이 하루가 아까워서

마음을 허공 두고 헤매는 나

그대도 나 같이

고이 간직하고 싶은 이름 하나 없었는지

 

나뭇잎의 한

김익택

 

 

바람의 행동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요

발이 삶들에게 옮겨야 한다는 것은

삶과 죽음의 갈림길이라

슬픔과 한을 품고 있는 것이지요

함께했을 때 행복은 생명이 있을 때 일

떨어지고 나면

함께 있어도 인식 없는 것이라

제3의 삶의 눈에 감정으로 살아날 뿐

또 다른 생명들에게 생명이 되어도

잃어버린 생명은

다시 사는 삶은 없는 것이지요

 

 

세월은 그냥 흐르는 것이 아니었죠

김익택

 

 

내가 바라는 것은 들어주지 않는 것은 당신만 아니었죠

지나치는 바람이 그랬고 내 몸을 비추는 태양이 그랬죠

내가 감수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고통

일상에 일어나는 일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는 것 아니면 원망

눈에 보이는 것 생각나는 것 상상까지

은인이 되고 신이 되어 나를 도와주기를

사랑과 벌은 그 뒤의 일

나눔과 베풂은 가진 자의 전유물 아니고

가난과 질병은 가난한 자의 소유물 아닌데

진리에게 손을 내 밀어도 잡아주지 않는 손

내가 할 수 있는 일 어둠과 절벽과 한숨

세월이 치유해주고 세월이 희망이었음을

내 안에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고 있음을

겪고 나면 터득하는 지식 나중에 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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