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촌 이팝꽃이 하는 말
김 익 택
늙어서 당당하고
늙어서 아름답고
늙어서 싱싱한 건
천년을 살아도
변함없는 믿음인데
저 노거수 이팝은
궁핍한 삶들의 꿈이며 희망인
보리고개
먹어도 배부르지 않는 하얀꽃을 피워
등 따시고 배부른 쌀밥
푸름 속에 허기 얼마나 보챘을까
고작 백년 사는 삶들
글과 말로도 안되는
삶과 죽음 다투던 오백년 세월을
오직 너만
삶이 죽음보다
미치도록 소중하다는 것을
손수 가르치고 있다
자연의 가르침은
김 익 택
논이 뒤집어지고 집이 무너지는 걸
태풍에게 묻지 말고 폭우에 묻지 말라
왜 뒤통수를 치느냐
하늘에게 묻지 말고
땅이 꺼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억울한 죽음을
내가 나에게 게으름을 묻고 대책을 먼저 물어라
너 아닌 자연에게
천만 만번 물어 본들
언제 하늘과 땅이 보상해주고 위로하였던가
결국 내가 하고 내가 치유는 하는 것밖에
지구가 만들어지고 사람이 태어난 후
수억 수천 번 반복한 일을
멈추면 지구가 망하고 삶이 망하는 줄 모르는 사람
그들의 책임 자연은 단 한번도
후회도 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는다
반복으로 알리고 반복으로 가르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