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양지의 봄 삼합

 

김 익 택

 

 

아침 햇살에 물든

위양지와 이팝꽃이

봄빛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젊은 빛이 초록이었던가

사랑 빛이 노랑이었던가

순수 빛이 하양이었던가

 

피어서 아름다운 꽃과

피어서 너그러운 나무 잎들이

호수와 한데 어울려

 

생각 있고 양심 있는 삶들에게

눈으로 가슴으로

사랑과 감사함을 심어주고 있다

 

 

위양지 숲 둘레 길

 

김 익 택

 

길지 않지만 짧지도 않는

위양지 숲 둘레길은

늙지도 않고 젊지도 않는

소나무와 느티나무와

버드나무와 이팝나무가

첫 손님같이 반기고

재롱부리는 손자같이 반긴다

이슬 머금은 노란 붓꽃은

호수에 비친 제 얼굴을 다듬고

앙증맞은 논병아리는 물놀이를 한다

 

 

 

바람의 충고

 

김 익 택

 

 

참았던 한숨 외출하는 날

분을 삭이지 못한 뇌가

눈을 뒤집히게 하고

통제를 벗어난 심장이

갈비 밖을 떨쳐 나오려고

좌충우돌 설쳐됐다

밖을 나온 한숨이

외마디를 남긴 채 흔적없이 사라지고

심장이 재 풀에 지쳐 고개숙이자

바람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무랐다

내가 참으라고 했잖아

 

 

출사준비는 언제나

 

김 익 택

 

 

봄바람 불러도 관심 없어도

꽃바람이 부르면

새벽같이 일어나 출사 준비를 한다

 

도착하기까지 상상은 극대치의 아름다움

맞이해야 할 설렘은

몸 늙어도 마음은 아이

 

무엇을 어떻게 나만의 사진을 찍을까

구도 형상 나만의

독창적인 미학 생각하면 마음이 바쁘다

 

 

 

너를 사랑하는 나를 너는 몰라

 

김 익 택

 

 

어떡하던 만나야 하는데

만나기도 전에 헤어졌다는 말 할 수 없잖아

하루에도 하늘을 보고 기도하기를 수십번

좋아한다 사랑한다

내 소원은 단 하나

네가 내 마음 알아주었으면

아파하면서도 너를 잊지못하는 나를

네가 알아주기를

헤어짐 보다 아쉬운

만나지 못한 아쉬움이

고민고민이 낳아 이렇게 아픈데

너는 몰라

사랑하면서 말못하는

나를 네가 알아주기를

내 눈길 머무는 곳 하늘과 땅을 빌고 있어

이게 말이 나 되

만나서 헤어지는 기분 몰라도

사랑해서 헤어진다는 말 몰라도

그것 마저 부러운데 이게 말이나 되

너 지금 뭐 하니

 

김 익 택

 

오늘밤은

별은 보이지 않지만 달이 참 밝네

전화를 끊고 난 뒤

뭔가 섭섭하고 아쉬워서 창가서서

하늘을 보고 있어

사랑은 모자람의 특성인가

딱히 말 할 수 없지만 20%가 아쉽고 허전해

내가 욕심이 많은 걸까

잠도 오지 않고 음악도 귀에 들어오지 않아

잡히지 않는 막연한 생각 막연한 행복

불행을 모르는 생각들이

뇌의 공간을 휘젓고 다니고 있어

생각이 많은데 그 생각을 정리가 되지 않아

술에 취해야만

이 복잡한 생각을 벗어날 수 있을까

괴로운 일 아닌데

스스로 자괴할 필요는 없지

안 그래

늦은 밤이라 문자도 전화도 하지 못하고

아니 좋아해도 일방적인 내 모습이 싫어 참고 있어

내 빈틈이 약점이 될까

사랑도 일방적이면 헤프질까

균형을 잡고 싶거든

이 깊은 밤에도 비행기가 날아가네

어디로 가는 걸까

마음은 갈 수 있는 거리를 좁힐 사이도 없이

반짝이는 불빛만 내 가슴에 남겨두고 사라지네

사랑하는 사람이 머리를 복잡하게 해

잠 못 이루고 있는데

너는 지금 뭐 하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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