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 유정
김 익 택
너를 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번지는 것은
고운 우리 누님 인성이 느껴지는 건 왜 일까
너를 보고 있으면 어른이 되어도 안기고 싶은
포근한 엄마 가슴이 느껴지는 건 왜 일까
너를 보고 있으면 아름답지 않아도 정감이 가고
향기롭지 않아도 가까이하고 싶은 것은
여성 아니면 포용할 수 없고 수용할 수 없는
백지 같은 어머니 모성의 닮아서 아닐까
마른 줄기에 단조로운 크 다른 꽃잎 몇 개
누가 꽃이 아니라 잎이라 어겨도 될 만큼
아름답지도 않고 꽃향기도 없어도 뭇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어머니의 모유 빛를 닮아서 아닐까
백목련의 인품
김 익 택
울어도 안아주고
웃어도 안아주는
어머니 인품을 담은
순수한 빛 백 목련
아니라 해도 거부할 수 없는
어머니를 닮은 자식같이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같이
그 꽃은 사랑밖에 없고
이해 밖에 없는
하얀 어머니 가슴을
담고 있기 때문이리라
쓰지 못한 편지
김 익 택
빈 메모지에 쓰고 쓴
너의 이름
내 뇌리에 갑골문자 보다 더
노래가 되고 소망이 된 너의 이름
사랑한다
보고싶은 간절한 소망이 아픔이 되고
고민이 괴로움이 되는 너의 이름 앞에
할말이 많고 하고 싶은 아무리 많아도
하고싶은 말은 단 한자도 못쓰고 있어
매일 써도 모자라는 너의 이름과 사랑한다 말
밖에 생각나지 않아
오늘도 볼 팬 자국만
쓰다 멈춘 글 주위를 더럽히고 있어
어느 고독한 시인이
이만큼 많은 메모지를 꾸겨 놓을 수 있을까
남들 어렵다는 미분적분도 이만큼 어려웠던 적 있었던가
시간 제한 없고 보고 듣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수많은 밤을 너의 이름과 사랑한다는 말
싸우고 있으니
너의 이름부터 시작된 고민은
내가 아는 지식과 지혜는 날마다 외출중인가
삶과 의지를 잃게 해
그래도 포기를 못하고 쓰고 찢고 쓰고 찢고 있어
내 진실을 대변할 네가 좋아할 말
내가 본 영화에서 내가 소설에서
아무리 생각하고 뒤져도 찾지 못하고
하얀 종이를 보다가 드러누워 천장을 보다가
중얼거리다가 자책을 하고 있어
Lee h s
사랑해 사랑한다고
장독대와 백목련
김 익 택
어깃장 놓은 제 자식
포용 수용하기까지
이해와 설득하는 어머니 같은 빛이여
속임 없는 흑백의 논리 대변하는
조용히 던지는 소리 없는 청유
수긍의 미학같이
어수선한 겨울 끝머리
겨우내 속으로 익히고 삭힌
안마당 장독대를 밝히고 있다
평등
김 익 택
산이 푸르니
공기가 맑고 강물이 맑았다
도심의 사람들이
먹고 입고 버림을
배려와 사랑이 숨 쉬고 있어
가로수가 숨을 쉬고
건물들이 활기가 넘쳤다
유물이 보물이 되는
박물관의 전시품같이
시간의 역사 속에서 농익은
문화유산같이
권력과 부 그리고 명예
누리는 자의 소유 같지만
베풀고 나누어야 잘산다는 진리를
공평하게 비추는 태양이
나눔의 원칙이 살아 있는 동안
죄를 짓지 않는다는 사실
자유와 평등이 공존한다는 사실
봄 새싹의 투지
김 익 택
지금 저 땅속에는
박테리아의 소리 없는 외침이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먹어야 살고
생존해야 가치가 있는 생명들이
물을 빨아드리고 영양을 빨아들여
지상의 용이 되려 한다
사랑으로 살고 자유를 위해 산다고
진리 따위는 신뢰하지 않는다
평동하고 공정하고 정의롭다는
의미는 존재하지 않는다
조용해도 열정이 있고
부드러워도 강심만 있을 뿐이다
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땅속에도 죽어도 살아 있는
생명들이 끊임없이 투쟁하고 있다
종족 보존키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