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자꽃 향기 1

 

김 익 택

 

지나치다

코끝에 스미는 향기에

고개 돌려보면

 

푸른 잎새 사이

살포시

고개 숙인 모습

훌쩍이고 있는가요

무슨 고민 하고 있는가요

울면

토닥거려주고 싶고

웃으면

안아주고 싶은

동정심에

쉬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치자꽃 향기 2

 

김 익 택

 

 

 

 

 

골목길에 뛰어노는 아이와

친구가 되기도하고

장독에 양념 담는 아낙

피로 회복제가 되었지요

 

우리네 어려웠던 삶같이

피어도 관심 없고

꽃이 져야 아는 고마움같이

 

알고 보면 잎도 꽃도 열매도

끓여 마시면

한잔의 차가 되고 약이 되었지요

 

그도 저도

관심 없는 사람에겐

꽃이 피면 향기가 되고

열매 맺으면 노란 물감이되어

맛나는 지짐이 떡이 되었지요

치자의 향기 3

 

김 익 택

 

 

 

 

 

구정물 묻은 손 닦아도

감추어 주고

신발에 묻은 흙 달라붙어도

남몰래 감수하는

새댁 치마자락같이

언제 한번

멋 부린 적 있었던가요

몰라서 지나치는 사람들은

돌려세워

은은한 향 나누어 주고

성질 사나운 사람

가지 분지르듯 지나쳐도

더 짙은 향기로

누그러뜨리는 아량

삶의 본분 잊지 않는

그 아니면

또 누가 있을까요

치자꽃 향기 4

 

김 익 택

 

 

 

우리들 어머니가

평생 품고사는

자식 사랑같이

그대

향기는

부모가 되어야

비로소

깨닫는 사랑

그대

다름아닙니다

 

치자꽃 향기 5

 

김 익 택

 

 

 

 

그 꽃의 향기는

어느 산골소녀

아득히 먼 희망

미리 그려보는 듯

그 꽃을 지나치다

발걸음을 멈추어

돌아보는데

푸른잎 사이 하얀 꽃이

별같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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