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무궁화의 정리
김 익 택
칠월 무더위부터 피기 시작하여
찬이슬 내리고
나뭇잎이 떨어지는 10월까지
꽃을 피우는 무궁화는
특별히 아름답지도 않고
특별히 향기롭지 않다
화려해서 대가 화단에서
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거목으로 자라서 재목으로
가치가 있는 것 또한 아니다
제의지대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갈 뿐
위대한 사랑보다 너를 위한
나의 작은 배려
내 주위의 일어나는 작은 일부터
위로하고 격려하는 서민적인 순수가
생각나게 하는 꽃
해롭지도 않고 의롭지도 않는
부담없이 서민적인 순박한 꽃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것은
속 좁은 나만의 은 생각일까
유엔묘지
김 익 택
부산 대연동가면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 묘지가 있다
6,25전쟁 참전 16개국 933,845명중
사망자 2,282명이
자유를 위해 평화를 위해
이름도 모르는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받친 분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온 국민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
온 국민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스포츠인들
그리고
권력과 부와 명예를 가진 자제들
국방의 의무를 면제키 위해
돈으로 백으로
그도 안되면 생 이빨 빼고 무릎 뼈 수술하고
손가락 절단, 십자인대, 어깨 탈골 수술을 하고
심지어 국적을 포기까지 하는
건장하고 아름다운 톱 스타
그들
TV에서 화보에서 근육질 몸매 사진 가득한데
건강이 나빠서
공익근무요원, 산업기능요원으로 군생활 대체했단다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
일제 앞잡이 반세기를 넘게 떵떵거리면서 사는 동안
애국지사 후손들은 입에 풀칠하기 어렵게 살고 있고
팔 다리를 잃은 용사들은 62.5전쟁 후유증으로 정신이 멍들었다
그들이 굶주리며 외롭게 병마와 싸우는 동안,
자녀들 교육은 뒷전
사회의 냉대는 핍박 아닌 핍박
보라!
6,25전쟁 참전16개국의 부상자들의 현실을
6,25전쟁이 끝난 지
60년 고국에서는
녹슨 훈장은 고철로 팔 수 없는
청춘의 흉터일 뿐
악몽 같은 전쟁 기억 되살리는
서러운 수류탄 파편조각이다
자유를 위해 평화를 위해
이국 땅에서 배를 굶고 추위에 떨고
죽음의 공포 속에서 지킨 명분은
허수아비 60년
그 의리 침벧는 무례 예의나라 행실 아니지
전쟁 때 입은 상처
곪고 썩어 죽지 못해 산 생명들
때로는 정치에 희생양이 되고
만고에 면치 못할 간난의 대물림이고 시련의 연속 모럴
그 또한 살아 남은 그들 예의 아니지
그들의 나이 이제 8~90세 중반 죽음을 앞둔 사람들
그들의 기억 속에 한국은
가난한 나라
평화를 위해 자유를 위해
낯선 환경 낯선 음식 낯선 계절
혹서와 혹한의 전쟁에서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목숨을 받쳤을까
누가 뭐래도 그들은 우리들의 영웅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한국이 있고 우리가 있는 것이다
6.25전쟁이 끝난 지
60년
2010년 06월 18일 44년 만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유엔묘지를 방문했다고 한다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호주출신 6,25참전 용사
휴머스턴 대위는
그의 아내 낸시 밀리센터와
3년 열애,
3주 신혼생활 끝으로
이국 한국전에서 전사
60년 긴 이별이 되고 말았다
91세까지 홀로 산 그녀
세상을 떠나면서 남편 곁에 묻히기를 소원이었고
그 소원
2010년 6월22일
60년 전 젊은 부부
낸시 휴머스턴여사는
남편 휴머스턴 대위 곁에 고이 잠들었다
그날의 예포 소리에 구름이 머물고
맑고 푸른 하늘이 아프도록 시리었다
젊은이들의 우상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이여
명예와 부를 가진 고위관직 자제들이여
뜨거운 가슴을 가졌다면
6월의 더위 6월의 녹음 6월의 하늘
6월의 소리를 깊이 되새겨 볼일이다
그들의 희생을
조국에 청년들이여
조국은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조국은 없다
들꽃을 위로하는 내가 되기까지
김 익 텍
난데없이 쏟아지는
소나기에
무지막지 얻어 맞고
축 처져있는 들꽃들을
아파하고 위로하는
내가 되기까지
나에게 사랑은
관심 없으면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
단지 구경꾼에 지나지 않았다
아파야 하고
외로워야 하고
시련이 단련될 때까지
참고 참아야
비로소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을
내 아픈 세월이
나에게 준 선물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무궁화 꼭꼭 숨어라
김 익 택
꼭꼭 숨어라
내 마음이 보일라
꼭꼭 숨어라
내 자존심이 보일라
무법천지 같은
바람의
소용돌이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 하나
참 바람 아니고는
결코 볼 수는
깊고 푸른
우물 같은
믿음 하나
도둑 같은 밤에도
결코 속을 드러내지 않고
진리 아니면
타협하지 않는
인내로 피는 꽃이어라
가을 길을 걷다
김 익 택
가는 세월이 아쉬워
새벽부터 저녁까지
돌아다녔지
그림자 없는 나를
앞세우고 걸어 다녔지
저기 구절초 하얀 꽃과
소나무 대화를 들으며
묵묵히 걸었지
바람이 소나무에게
귀속 말을 하고
이슬이 구절초에게 입맞춤하는 걸
못 본척하며
앞만 보고 걸었지
구월은 갑자기
김 익 택
구월은
늦은 밤
찬바람을 앞세우고 오는 가
이불 없는
간밤은
이별같이 떨었다
가을의 위로
김 익 택
가을 속으로 떠난 바람이
지난 여름 시련을 극복한
삶들에게
고생했다며 위로를 한다
고마워서 일까
참았던 감정이 울컥한다
바람 손이 닿는 곳
과일은 볼을 붉히고
꽃은 짙은 향기를 퍼뜨린다
그 누군들
기꺼이 웃지 않을 수 없는
가을은 축제의 장
노력도 아름답고 인내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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