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나비 재회

김 익 택

 

 

어설프게 그대의

아름다움을 알고부터

관심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그 말

의미 되새기게 되었지

 

가을 오면

올해도 만날 수 있을까

몽유병 환자 되어

기대가 부풀곤 했었는데

 

오늘 우연히

도심공원 귀퉁이에서

마음을 풀어헤쳐 놓고

의심없이 노니는 모습

 

같아 보여도 다른

너의 날개 짓에

자유가 보이고 행복이 보이고

즐거움이 보여

자유가 창작임을

너를 보고 다시 깨닫는다

 

가을이 가슴을 불러내다

 

김 익 택

 

 

 

 

우리 이제 떠나는 거야

 

무작정

가을이 부르는 바람 따라

이유도 없이

 

꽃들이 부르는 향기 따라

가슴이 설레는 곳으로

함께 가는 거야

 

붉은 노을이 부르고

은하수가 반짝이는 곳으로

 

가만 있으면

가을에게 실례하는 것이지

가자

모두 함께

호랑나비의 사랑 훼방

김 익 택

 

 

 

 

더 높은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

유영하고 있는데

 

호랑나비 한 쌍

빨강 노랑 보라

꽃밭에서

사랑 놀이 한창이다

 

갑자기 회오리 바람이

꽃밭을 휩쓸고 지나갔다

 

당황한 호랑나비 한 쌍

사랑도 생존해야 삶의 의무

 

서로서로 떨어져

은신처 잎 뒤에 매달려

죽은 듯 꼼짝 않고 있다

꽃밭에서

김 익 택

 

 

 

 

아름다움이 눈길을 모우고

향기가 인정을 베푸는 꽃은

나눔의 광장일까

나비가 꽃잎에 앉아

꿀을 따는 모습

색과 형의 조화가 금상첨화다

 

서로 목적이 다르고

삶도 다르지만

먹고 살기위해

제 할 일 다한 것뿐인데

나무랄 곳없이 어울린다는 말

그대들 두고 하는 말 아닐까

 

춤추며 오는 손님

심장으로 담은 꿀로 대접하고

대접받은 나비는

사주에도 없는 매파 되어

다른 꽃 대궐을 기웃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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