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을 잃어버린 삶
김 익 택
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다
멈춰 버린 삶
시간이
추억의 보자기를 들춰내고 있다
그도 한때는
삶의 주인공
씨앗 뿌려 거둬들일 때까지
농부의 분신 다름없었다
필요한 곳에 애착 있고
관심 있는 곳에 사랑 있듯
그 시절 그는
삶의 필수 도구
젓가락 숟가락 못지 않았다
뒷전으로 물러난
문명의 밥 그릇이 되고부터
회상하고 공감하고 반가워하는
그 시대 사람들의
추억 속에 공존하는
고생의 희망 보조개
그들의 애틋한 관심이
위안은 될지라도
박제 된 삶
몰락은
향긋한 봄바람이 스쳐도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