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분성산성
김 익 택
가뭄에 목이 타는
중복 더위에
푸른 솔 푸른 죽도
힘을 잃어
살아도 죽은 듯
널브러져 있다
뜨겁게 달군
분산성 성벽은
만장대를
똬리를 틀고 앉아
이글거리는
김해평야를 굽어보고 있다
태양은
지상의 생명 모두
삶아 버릴 듯
가마솥 열기가
온 대지에 가득하다
꽃이어도 풀 보듯
아무도 관심없는
개망초 하얀 꽃만
천군만마 함성같이
사기충천 피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