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일출
김 익 택
때로는
좋아한다 사랑한다
그 말보다
조용히
끓어 오르는 기쁨이
감동 시킬 때가 있지
친구가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슬픈 일 아니고 기쁜 아니어도
이 세상의 단 한 사람
나를 위한 축복 아니고
이 세상 그 누구도 나를 몰라 봐도
도취되어 얼굴이 붉어지고
감격해서 눈물이 날 때가 있지
파도가 남겨 놓은 발자국
김 익 택
파도가 남겨 놓은
시간의 자취가 너무 아름다워
내가 그 위에 살포시
내 흔적을 올려 놓았다
지는 태양은 더 뚜렷하게 기록하라고
혼신을 다해 내 어깨를 비추었고
그 덕분에 나는 그림자로
모래는 음영으로
보는 이 마다 이미지가 다른
예술의 세계를 펼쳤다
태양의 침묵
김 익 택
오늘 하루
눈 감과 입 막고 귀 막고
밝힌 세상 12시간
목격한 것은
삶과 죽음
누가 누구에게 한 행위
보고 있었지만
입을 꾹 다물었다
오늘 하루
용해하고 융합하고
수용하고 포용한
12시간
그 마지막
오늘도
태양은
붉은 가슴만 잠시 보여줄 뿐
아름다운 침묵이다
파도야 파도야
김 익 택
파도야
네 심장이 그렇게도 크더냐
하늘과 땅 울리고도 남도록
파도야 파도야
네 심장이 그렇게도 넓드냐
물과 공기 다 흡수하고 남도록
파도야 파도야
네 양식이 그렇게도 많더냐
세상의 삶들 다 베풀고 남도록
파도야 파도야
네 마음이 그렇게도 깊더냐
적막과 고요 다 수용하고 남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