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홍매화 첫 꽃망울
김 익 택
가지 끝에
피 멍 같이
붉게 맺힌 꽃망울
칼 바람에
휘청거리고 있다
발 없는 향기에
종종걸음 멈추고
바라보는 사람들
꽃망울 하나
향기 한줌
고승의 법문을
듣고 있는 듯
눈빛이 초롱초롱 하다
통도사 홍매화가 말하다
김 익 택
언제 그랬더냐
봄은 추위 속에 숨어서 온다고
통도사 홍매화
세밑에 그 대답을 하고 있다
추위에 더 붉고
바람불면 더 싱싱한 모습
애처롭다 못해 처절하다
그 모습 안타깝게 바라보는 아가씨에게
매화가 살랑살랑 고개를 흔든다
괜찮아요 나는 괜찮아요
아가씨 감기 조심하세요
나 걱정일랑 하지 말고
몇 일 뒤 따뜻한 날 다시 오세요
잊지 않고 활짝 웃으면 맞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