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길을 날아가는 오리 때
김 익 택
나 보기 불편한 길을 날아가는 오리 때
소리는 들려도 보이지 않는 먼 길을 돌아간다
외면해야 안전한 길 멀어질 때까지
들어도 알 수 없는 대화가 요란하다
그들이 한점이 되어 사라 질때까지
바라보는 나그네 가슴에 아쉬움이 허공에서
답 없는 질문을 한다
주는 것 없고 받은 없지만 누군가 그들에게
지은 죄 있어 믿음이 사라진 것인데
덤으로 내가 뒤집어 쓴 것같아
부정을 해도 하소연을 해도 바람은 무시다
무식한 소통이었다면
관심보다 무시가 편할 때가 있지
그래 미안하다
본의 아니게 삶의 방해자가 되어서
지독한 사랑
김 익 택
곤드레만드레 술에 취해야 잊을까요
식음전폐를 해야 잊을까요
사랑으로 받은 상처
사랑으로 치유해야 한다지만
나는 그 사람 아니면 사랑 아닙니다
이세상의 제일 아픈 술에 취하지 않으면
고통을 벗어 날 수 없고
이세상의 제일 고독한 약에 취해
정신을 잃지 않으면
상념을 벗어 날 수 없습니다
정이 뭔지 모르고 사랑이 뭔지 모릅니다
오직 그대 밖에 생각나지 않고
그대 없으면 삶은 무의미 할 뿐입니다
내 정신세계가 먹통이 되고
백지가 되지 않는 한 사람도 하나 사랑도 하나
내가 사는 이유는 하나 그대 한 사람뿐입니다
병이라도 해도 치유하고 싶지 않고
죽는다 해도 멈출 수 없습니다
공원 봄 나들이 02
김 익 택
코로나 지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채
공원을 쏟아져 나왔다
피는 꽃은 싱그러웠고 향기로웠다
산소가 모자라는 연못의 붕어처럼
사람들이 코를 벌름거렸다
만나야 할 사람 못 만나고
가고 싶은 곳 못 가고 이게 뭐야
이 마스크 언제까지 쓰고 다녀야 하나
풍토병이 됐어
그래도 살려면 어떡해 쓰고 다녀야지
걸려서 전염이라도 시키면
가족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직장에서도
죄인이 되는 거야
그러게 결혼식도 장례식도 못 가니
내가 하고싶고 네가 하고싶은
세계적인 공통적인 언어가 된 말을 한다
그래도
오는 봄은 꽃을 피웠고
햇살은 따스했고 바람은 시원했다
힘의 논리
김 익 택
발바닥을 이제 그만 걷자고
뇌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신발이 맞장구를 쳤다
발바닥의 짜증을 무시하지 못하는 뇌가
쉬었다 가자며 타협을 했다
발바닥의 항의는 강렬하다
가까운 다리에게 도움을 요청을 하고
무릎에게 강요했다
뇌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입김이 한숨을 토해내며
심장의 의견을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