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두루미 한 마리

 

김 익 택

 

 

하얗지도 검지도 않는 잿빛 두루미 한 마리

텅 빈 호수에 홀로 앉아 있는 모습

평화롭다 못해 외롭다

모든 재두루미 북쪽으로 날아간 지 두 달

무슨 이유인지 모르나

북으로 날아가지 못하고 홀로 배회하는 모습

보고 있는 내가 더 안쓰럽다

아름답다 멋있다는 표현은

적어도 한 쌍이었을 때 모습

제 아무리 아름다운 날개를 펴며 날아도

우아한 뒤 태에 외로움이 느껴지고

부드러운 곡선 뒤 태에 불쌍함이 느껴진다

 

 

재두루미의 의심

 

김 익 택

 

누가 너를 향해 소리를 질렀던가

누가 너를 향해 위협을 가했더가

너의 모습 아름다워 지켜보고 있는데

너는 불안해 날개를 퍼득이며 날아가네

너와 나의 거리

돌 팔매도 갈 수 없고

달려갈 수 없는 호수 한가운데 있는 너를

내 어찌 해코지할까

나는 너에게 믿음과 사랑뿐인데

너는 일말의 관심도 없이 날아가네

 

 

 

지금 냉랭한 분위기 끊어야 해

 

김 익 택

 

 

지금 냉랭한 분위기 끊어야 해

눈빛 흐름과 생각

너와 나사이 공기 흐름까지

기분이 좋은 지 나쁜 지

육감은 초능력

지금 내가 그래

순간순간 팽팽한 긴장감

실 수 했나

기발한 좋은 언어 어디 없나

너 모르게 뛰는 심장이

아닌 척해도 염치없이 뛰고 있어

네가 그 소리 들을까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어

지금 냉랭한 분위기 끊어야 해

그래야 지금 이상한 분위기

벗어 날 수 있을 것 같애

너도 지금 알고 있을거야

말하지 않았을 뿐이지

내 동물적인 감각이 그렇게 느끼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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