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촬영
김 익 택
달이 창백한 얼굴로
서산에 너머 가는 해를 마중하고 있네요
그리웠던가요
밉던가요
어떤 새들은 잠을 자려고 호수가로 날아 오고
어떤 새들은 잠을 자려 호수를 떠나고 있네요
모순은 아니지요
나는 언 손을 만지작거리며 달을 보고 있네요
노을이 검은 악마 손길에게 밀려가고
달은 제 입 단속을 하고 있네요
그 비밀을 새들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언어로
수군거리고 있네요
집으로 돌아가야겠어요
오늘은
달을 미끼로
재두루미를 낚을 수 없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