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 오면 나는

 


김 익 택

 




시월 오면 나는

파란 하늘이 말리고 있는

빨간 고추같이

가슴 시린 편지도 좋고

밤에도 환한

초가지붕 위 박꽃 같이

소박한 편지를 받고 싶다

 

시월이 오면 나는

하늘이 보낸

흰구름 같이

코스모스 편지를 받고 싶고

바람이 보낸

국화향기 가득한 편지를 받고 싶다

 

시월이 오면 나는

산도 익고 들도 익고

강도 익고 바다도 익고

익어서 슬프고

익어서 아름다운 과일같이

옛 벗으로부터  편지를 받고 싶다

 

시월이 오면 나는

질그릇 속에 보글보글 끓는

된장국 같이

누가 들어도 정겹고 따뜻한

빈 가슴 채워주는

옛 사랑같은

한 통의 편지를 꼭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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