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아래에서
김 익 택
소나무 그늘에
앉아 있으면
바다를 만날 수 있고
파도를 만날 수 있다
솨 아
소나무 잎을 비질하는 바람이
가슴을 쓸고 가면
어른이어도 아이가 되어
푸근한 할아버지와 포근한 할머니를 만난다
소나무 그늘에
앉아 있으면
누가 다독거려 주지 않고
누가 위로해 주지 않아도
행복한 아이가 된다
고진감래
김 익 택
고진감래의 뜻
몇 천년 전 말
보이지 않는 공간
시 공간
왔다 갔다 하는 시대에도
그 말은
아직도
시금석이다
사람아 진리는
김 익 택
꽃이 피었다고 반기고
꽃이 떨어졌다고 아쉬워 할 아니지
어제가 있어 오늘이 있고
오늘이 있이 내일이 있지
세상사람들 모두
매양 즐겁고 행복하다면
행복의 소중함 알 수 있을까
그것 또한 불행한 세상
죄악을 모르면 정의를 모르는 것이지
그러니 사람아
이해 납득 안 된다고
배척 할 수 없지
이해한다고 공감한다고
무조건 사랑 할 알 아니지
이 모두 포용하는 사랑
오늘 하루
비 오고 눈 오고 바람 불고
구름이 태양이 가릴 수 있지만
영원히 가리는 것은 아니지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고
연구하고 노력해야 알 수 있는 삶
너도 나도 우리도
내 생각 10분의 1이라도
우리를 위해 살자
그 소나무
김 익 택
바람 부는 거리에 나섰네
꼭 가야 할 이유 없지만
생각이 방향을 제사하는 그곳
기다리지 않고 반겨주지 않는
그곳은
내 마음의 주파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아
거기서 그의 처절한 육신을 보고 있으면
산다는 것이 아픔이고
아픔이 아름답다는 사실
책이 아니고 말이 아니어도
느낄 수 있지
때로는 위로하고
때로는 위로받고
보이는 대로 느낌 그대로
받아들여져
이유도 없이
그래 그래
괜찮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