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의 초대

 

김 익 택

 

 

투명한 햇살에 터뜨린 꽃망울

웃는 모습

울분인가요 환희인가요

그 미소가

밝다 못해 아프게 보이고

맑다 못해 외롭게 보이네요

피어서 일주일은

그의 세상

가슴 가진 사람들 집 밖으로 불러내네요

겨울내 우울한 가슴 활짝 열어

가지면 가질수록 화사한 아름다움

신선한 향기 만끽하라 하네요

지금 아니면 1년 기다려야 한다고

햇살 머금은 하얀 미소

치아를 드러내어 하얗게 웃고 있네요

 

 

비에 젖은 벚꽃 꽃망울

 

김 익 택

 

서두르는 봄비가

이제는 피어도 된다고

애기 품은 양수같이

벚꽃 꽃망울이

한껏 부풀어 있다

피어도 누가 될까

눈뜨고 봐도 보이지 않는 깊은 밤

영걸은 벚꽃 꽃망울이

서로서로 눈치 보며

일촉즉발 기세다

 

 

벚꽃 비

 

김 익 택

 

 

필 때는 찬바람 불어도 야무지게 피더니

질 때는 입김 없어도 화르르 떨어지네요

 

아름다운 이별

 

김 익 택

 

 

그대 벚꽃이 필 때 만나

벚꽃 질 때 떠나는 군요

떠나는 그대 발걸음에

떨어진 하얀 꽃잎

나에게 슬픔인데

그대는 다른 만남이 되겠지요

보내는 나

웃으며 보내도 즐겁지 않네요

짧았지만 만나면 즐거웠고

헤어지면 섭섭했지요

그대와 나 오늘이 있기까지

영원할 줄 생각하지 않았고

이별이 빠를 줄 몰랐지만

막상 헤어지니

마음이 울적하네요

뛰어가 잡고 싶지만

사랑해도 유지할 수 없는 삶은

그대에게 인내의 강요이기에

헤어 질 수 밖에요

사랑만으로 살 수 없음은

그대 탓도 내 탓도 아니지요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말

그대 나를 두고 하는 말일지 모르겠네요

서로 행복을 바랄 수 밖에요

사랑을 밟고 가듯 이별을 밟고 가듯

꽃잎을 밟고 가는 그대

그대 돌아보면 내 마음 흔들려

책임지지 못 할 행동 할지몰라요

그러니 그대 돌아보지 말아요

 

 

 

 

 

 

 

벚꽃 환영인사

 

김 익 택

 

너만큼 사랑받는 봄 꽃이 있었던가

너만큼 공평한 봄 선물이 있었던가

눈으로 향기로 마음대로 가져가라고

꽃송이들을 온 세상에 펼쳐 놓았다

 

지금 대한민국은

겨울 끝 봄 시작 고생 끝 희망 시작을

마치 천명이라도 하 듯 벚꽃 세상이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팝콘을 튀기듯 앞다투어 피는 벚꽃이

아이 가슴에는 희망을

어른 가슴에는 동심을 심고 사랑을 심고 있다

 

 

벚꽃의 공유

 

김 익 택

 

지식이 있어야 삶을 가르치는 것인가

교양이 있어야 질서를 유지하는 것인가

되 묻기라도 하 듯

 

평생 도로 가장지리에서

소음에 노출되고 매연을 마시고도

죽지 않는 한

희생하는 벚 꽃들이

 

세상의 삶들에게 남김없이 활짝 피어

내 가진 것 모든 것 다 줄테니

공유하자고 두 팔려 맞이하고 있다

 

 

 

 

벚꽃의 의로운 격려

 

김 익 택

 

자축인가 위로인가

저도 지난 겨울

몸서리치도록 아프고 괴로웠을텐데

아무런 원망없이

온 가지마다 꽃을 피워 활짝 피워

아무리 베풀어도 모자람 없는

희망을 나누어 주니

참으로 기특하고 의롭지 않는가

희생인가 격려인가

나는 너에게 준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꽃으로 살고 꽃으로 죽는 삶인 양

메마른 가지마다 아름다움으로 화신하여

어려웠던 삶들 가슴에

아무리 즐겨도 배부르지 않는 기쁨을 주니

참으로 예쁘고 고맙지 아니한가

 

 

목련과 벚꽃

 

김 익 택

 

우아한 목련은

맘을 향기롭게 하고

화사한 벚꽃은

두 눈이 시원하게 한다

 

 

 

벚꽃 진자리

 

김 익 택

 

 

화려하지 않지만

어디 한곳 나무랄 때 없는

마음을 정화하는 벚꽃은

사람들은 이구동성

화사하다고 탄성이다

 

만개한 그 벚꽃에

마구 비가 내린다

 

꽃잎에 맺힌 투명한 물방울

목마름의 해갈같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

냉정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마음 혼란스럽다

 

하지만 벚꽃이 지고 난

흔적 없는 자리마다

돋아는 초록 꿈은

꽃보다 원대한 열매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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