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과 썰물
김 익 택
어린아이 머리 쓰다듬듯
썰물이 소리 없이 갯벌을
빠져 나가고 나면
게와 짱뚱어는 망가진 집 수리 하느라 바쁩니다
태양은 집 나서는 어부 망태 속을
이리 저리 헤집으며 말리고 있고
깊은 숨을 몰아 쉬고 있는 세발 낙지 삽은
소풍 가듯 어부의 어깨에서 달랑거립니다
집을 향해 달음박질하는 아이처럼
밀물이 서둘러 달려오면
피조개를 캐던 아주머니는 하든 일 멈추고
밀대에 피조개를 싣고 뻘 밭을 나오기 바쁩니다
물결치는 파도를 더욱 붉게 물들이는 석양은
개펄에 젖고 피로에 젖은
아주머니의 굽은 등에 마지막 입맞춤하며
가족이 기다리고 있는 따뜻한 집으로 빨리 돌아가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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