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목련꽃 피는 아침
김 익 택
가지 끝을 훑고 가는 찬바람
회초리같이 매서운데
도톰한 몽우리는
서둘러 아픈
소녀 젖몽아리
간간이 부는 바람에
가지가 찢어질 듯 휘청거리다
마침내 터뜨린 꽃망울
소리 없이 외치는 빛
그런 환희 더 없다
목련꽃 피는 날 걷고 싶다
김 익 택
목련꽃 피는 날
나는 길을 나서고 싶다
걸어서 나를 돌아 보고
걸어서 나를 찾고 싶다
그 어디 목련꽃 피는
산사에 가면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고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같아
길을 나서고 싶다
보이지 않는 어둠
그 어디서
피곤에 절인 나를
안아주고 쓰다듬어주는
목련꽃 찿으려
길을 나서고 싶다
나보다 더 너를 생각하는 날
(목련꽃 그대)
김 익 택
목련꽃 그대
보고 있으면
그때는 왜
생각만해도 가슴이 뛰고
생각만해도 얼굴이 붉어지는지
정말 몰랐습니다
허락도 없이
그대를 그리워 한다는 것이
미안하고
죄 아닌 죄의식땜에
남 몰래 많은 날을 아파했지요
아니
내가 나를 자책했지요
그래도 그대 그리움은 삶의 희망이며 목적이어서내가 나를 미워할망정 그대 생각 꼬리를 끊을 수 없었습니다볼 수 있다면
멀리서 바라보는 그것만으로
하루일과는 충분했지요
하물며 가까이 볼 수 있다면
가슴이 뛰어서
안절부절 못해
내가 나를 진정하는 일
왠 종일 걸릴지도 모릅니다
그대를 그리워하는
그 많은 날
밤이면 은하수를 보고
낮이면 하현달을 보며
참 많이 미워 하고
원망도 했습니다
목련꽃
그대 보고 있으면
목련꽃 피는 날
김 익 택
세상에 첫 얼굴을 들여낸다는 것은
목련꽃도 두려운 것일까
아파서 너무 아파서
기쁨도 잊어버린
홀로 하는 사랑앓이같이
언 추위에
애초로움으로 움을 틔우더니
마침내
첫울음 아이처럼 활짝 피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