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꽃 매화
김 익 택
그 꽃을 처음
본 날은
아주
잠깐!
그냥 스치는 색이었을 뿐
아무 의미 없었습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자꾸 보다 보니
그 꽃의 의미
바위에 아로새긴
비문같이 또렷했습니다
백 년 세월에
남은 것은
지탱하기 어려운
썩은 몸통아리와 껍데기 뿐
삶이 의아했습니다
그래도 그 꽃은
살을 에는 강추위에 홀로
활짝 피어서
흩날리는 은은한
빛과 향기
삶의 의미로
필요충분했습니다
무엇인가
기억 하고
추억 한다는 것은
사랑하지 않고
가슴이 허락하지 않듯
그 꽃은 내게
우연 보다 인연
인연 보다 필연
필연 보다 천연같이
안녕이라는 말
뇌리에 담아두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
그 꽃은 날마다
내 가슴에 피고 있을뿐
단한번도
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 위 매화 사진은 지금은 볼 수 없는 김해건설공고 매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