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중매화
김 익 택
눈 발 머리에 이고
기어코 피고 마는 너는
무슨 말 못할
비밀 약속 하였기에
엄동설한 찬바람을
마다 않고 피었을까
아무리 눈뜨고 봐도
언 바람에 꽃 피우고
울고 있는 것은 너 뿐
죽어도 지켜야 하는
약속 아니면
그냥 삶도 독해야 사는
세상인데
살이 트고 피가 튀는
겨울 끝 2월에
검고 야윈 가지마다
화사한 춘향이 머리에
옥구슬처럼 피어
그리운 향 피워도
눈보라가
벌 나비 발목을
꼭꼭 붙잡고
놓아주지 않거늘
기다리면 어련히
아니 찾아올까
따뜻한 춘 삼월
바로
코 앞에 두고
아무리 바빠도
눈 속에 피는 꽃이
너 아니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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