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양항 아침 풍경

 

 김 익 택

 

 

 

 

 

그 바다의 갈매기와

그 바다의 물안개와

그 바다의 고기배와

그 바다의 태양이 어우러진

하나의 풍경은 현실이어도

꿈속같이 정말로 아름답다










늦게 핀 꽃의 비애

 

김 익 택 

 

 

 

 

꽃이

지나가는 바람을 불렸습니다

바람이 거절했습니다

고요 속에 비가 내렸습니다

울 수 없는 꽃이

눈물을 가득 머금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비가 개이자

파란 하늘이 꽃의 눈물을 말리고

향기를 거두어갔습니다

벌 나비는 다시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주인의 늙은 손길이 꽃대를 다독거렸습니다

꽃대가 흔들리자

시들은 꽃잎이 쏟아지는 눈물처럼 떨어졌습니다









꿈에

 

김 익 택 

 

 

 

밑도 끝도 없이 도망가고 있었습니다

뒤에서 경찰이 나를 체포하려고 달려 오고

발걸음이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용을 썼는지 모릅니다

잘못도 없는데 죄인이 되어있었습니다

어찌되었는지 모릅니다

음속으로 달려갔습니다

유체이탈을 한 내가 거기 서 있었습니다

이유도 모르고 목적도 없이

무질서속에 노랑 빨강 보라색이 허공에서

아름다움의 극치 속에 활개를 쳤습니다

불안 속에 노랑 발강 보라색은 난립했습니다

혼돈 속에 블랙홀은 엄청난 위력으로 나를 빨아들였습니다

견디다 못해 나는 소리 쳤습니다

왜 그래요

겁먹은 아내 두 눈이 직시하고 있었습니다















말 말

 

김 익 택 

 

 

 

 

통제를 벗어난 총알이 흐느적거리며 땅에 떨어졌습니다

탄환에서 생 똥 냄새가 났습니다

똥파리가 알을 낳고 구더기가 우글거렸습니다

똥이 흔적 없이 사라질 때까지 파리가 되지 못한 구더기는

새 먹이가 되었습니다

흔적 없는 그 자리에 민들레 덕 잎 두 개가 돋아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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