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양항의 겨울
김 익 택
멸치잡이 배
꼬리 무는
갈매기 떼 뒤로
붉게 물들은 운무 속에
태양이 잉태하면
바다는
멸치 삼는 가마솥 마냥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태양이 열어 놓은 길 따라
고깃배가 들어 오면
꽁무니를 물고 늘어지는 파도 물결이
자르르 윤기 흐르는
꿀물같이 아름답다
세월은
김 익 택
어디로 가나
목적도 없고
생각도 없이
약속 없으니
붙잡을 수 없는 그대
너를 두고 사람들은
흐르는 물 같다고 하고
지나가는 바람이라 하고
하루 밤 꿈같다라고 하지
또 사람들은
이별이라고 하고
그리움이라 하지
뭇 사람들은 그대를
두려워하면서
아쉬워 하면서도 고마워 하지
사랑한다 못한 그 말
김 익 택
해답 없는 대답
알아도 몰랐다면
다시 한번
또다시 한번
아닌 척 그것이 안되
영혼의 정심
사랑 아니다라고 하기엔
가슴이 용서를 못해
영혼을 파는 것 같아서
먼 훗날
어느 자리에서
우연히
네가 이해 한다 해도
추억이
아름답지 않을 것 같아
아침 파도
김 익 택
저 붉은 빛이
저 새하얀 파도가
나를
울게 하고
아프게 해
사랑이라는
그 말
스러지며 소리치고
부서지며 소리쳐
슬퍼도 울지 못했고
아파도 참았던
그 시간
네가 나 대신
빛으로 울고 소리로 울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