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필 때
김 익 택
시집간 딸 걱정하는
어머니를 닮았을까
친정엄마 늘 보고픈
딸의 마음 닮았을까
물동이 이고 가는
아주머니를 바라보듯
빨래 감 이고 가는
아가씨를 바라보듯
유월의 땡볕 더위
아랑곳하지 않고
담장 너머로 내민
붉은 얼굴이 수줍다
능소화 눈빛
김 익 택
어느 때는 사뿐히
사랑방을 쳐다보고
어느 때는 까치발로
담 밖을 쳐다보는 너는
어느 든든한 선비
유순한 눈빛 이더냐
어느 정숙한 안방마님
고운 자태 이더냐